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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금리에 은행도 전전긍긍…이유는 '기업대출 증가·연체율 관리'

9월 가계대출 1.2조 줄 때 기업대출은 9.4조 늘어 고금리·부동산 영향…기업, 돈줄 막히자 은행창구로 "새 상품? 엄두 못낸다...내년까지 보수적 자금 운용"

2022-10-20     정우교 기자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요즘 가계대출이 매달 줄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모 은행 직원의 이야기다. 최근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면서 관련 상품의 수요가 줄고 있다는 의미로, 직원은 이러한 감소세를 매월 말 내부 지표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직원은 또 기업대출이 느는 것도 고민이라고 밝혔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조2000억원 감소했고 기업대출은 9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이자이익은 가계대출이 줄었지만 기업대출 성장에 힘입어 당분간 견고할 전망이다.

그러나 은행 현장에서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앞으로 금리가 인상될수록 가계대출이 더욱 위축되고, 기업대출은 늘어나면서 건전성을 관리해야하는 숙제를 떠안아야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줄어든 이유는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축소되고 기타대출(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등) 감소폭이 확대돼서다. 여기에 이자부담에 대출을 늘리지 않겠다는 안전심리가 더해졌다고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은행 대출금리는 최근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19일 4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의 신용대출 금리 상단은 7.31%로 7%를 넘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고정(혼합)금리, 변동금리 상단도 각각 7.246%, 7.038%까지 뛰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까지 올리는 동안 대출금리의 지표인 금융채(6개월, 12개월, 5년물), 코픽스(COFIX)도 함께 상승한 결과다. 

한국은행이 다음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고 한 만큼 당분간 대출금리는 계속 오르고, 신용대출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외에도 최근 부동산 하락이 가계대출 감소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짚었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니 매매를 아예 안하거나 저점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도 높아지면서 주담대 수요도 자연히 감소하고 있다"라며 "앞으로 부동산 흐름에 따라 대출수요도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기업대출이 9조원 넘게 늘어난 것도 은행 입장에서는 마냥 반가운 일이 아니다. 대출이 증가한 만큼 연체율도 관리해야해서다. 

지난달 기업대출이 성장한 배경으로는 회사채 시장의 부진이 지목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회사채 발행액은 5조3162억원으로 전월(5조3974억원)에 비해 1.5% 감소했다. 지난 4월 이후 5개월간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다.

그 이유는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회사채 금리가 함께 오른 탓이다. 동시에 경기불황으로 채권 수요까지 위축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기업은 은행에서 직접 자금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채권시장 부진으로 돈줄이 막히자 은행의 기업대출이 불어난 '풍선효과'가 발생한 셈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때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들은 회사채에서도, 은행 대출에서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대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은행채 발행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은행채 발행액은 25조8800억원으로 8월(18조1900억원)보다 42.3%, 올해 1월(15조원)에 비해서는 72.5% 급증했다. 1년 전 13조4800억원에 비해서는 무려 2배(93.8%)나 증가했다.

금융위원회는 기업의 자금경색과 은행의 자금조달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20일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자금담당 임원을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밖에서는 기업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안으로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은행은 연체율 관리에도 고심하는 모양새다. 복수의 은행 관계자들은 과거에 비해 더욱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고 있고 밝혔다. 연체율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기업대출 연체율은 0.27%로 전월(0.24%)에 비교해 0.02%포인트 올랐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있고, 이중 중소법인의 연체율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해 시장에 자금을 조달해왔다"라며 "그러나 최근엔 경기가 안좋다보니 회사채 수요가 낮아지고 투자자체가 경색되고 있다. 이에 회사채 발행을 택했던 기업들은 은행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도 시장이 안좋은 상황이니 건전성에 중점을 두고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라며 "경기 침체에 따라 부실 우려가 커지는 마당에, 새 대출 상품을 내놓거나 적극적으로 자산을 확충하지 못하는 모습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오를 것이라고 하니, 은행들은 그때까지 안정성 위주로 여신을 운용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