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 첫 발 뗀 카카오뱅크…성장 자신감 보였지만 앞길은 '캄캄'
개인사업자 뱅킹 출시 간담회…통장·카드·대출 등 다양한 데이터 활용해 '대안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대출금리, 케뱅보다 높아…수요 둔화세도 '걸림돌'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카카오뱅크가 '개인사업자 뱅킹'을 선보이며 기업금융 시장에서 첫 발을 뗐다.
카카오뱅크는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 △수요 위축 △연체율 등이 대출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상황에서 편리성만으로 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7일 카카오뱅크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인사업자 뱅킹' 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상품은 △통장 △체크·신용카드 △대출 등이다.
카카오뱅크는 이중에서 대출을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한도는 최대 1억원까지며 금리는 최저 5.491%(26일 기준)다.
은행 측은 개인사업자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기간은 1~10년(1년 단위 최대 10년까지 연장 가능)이라고 밝혔다. 만기일시상환과 원금균등분할상환 중 선택 가능하며 중도상환해약금은 100% 면제한다.
발표자로 나선 이병수 개인사업자 스튜디오 팀장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은 개인 신용대출만큼이나 신청절차, 방법이 간편하다"라며 "기존에는 사업자 확인을 위해 여러 서류를 제출해야 했으나 이번 개인사업자 대출은 약관에 대한 동의, 인증서 하나만으로 대출을 조회하고, 받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병수 팀장은 카카오뱅크의 서비스가 다른 두 은행과의 차별점이 있냐는 질문에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늦게 출시했다는 건 상대적이다"라며 "개인사업자, 고객만을 온전히 바라봤다는 점에선 가장 빠른 접근 아닌가"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간담회에서는 대안신용평가모형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김진호 신용평가모형개발팀 매니저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사업자 대안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라며 "신용평가모형을 범용·특화로 구분해 활용성도 극대화했다"라고 개발과정을 설명했다.
카카오뱅크의 자신감과는 별개로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이 안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토스뱅크, 케이뱅크가 이미 상품을 내놨고, 카카오뱅크의 금리도 낮지 않은 수준이어서다.
토스뱅크,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의 최저금리는 이날 각각 연 5.80%, 연 5.36%다. 전날 대비 인상분을 감안하더라도 카카오뱅크 대출의 최저금리(연 5.491%)는 케이뱅크보다 높다. 금리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또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세가 최근 수개월간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개인사업자의 대출잔액은 443조1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1조8000억원 늘었다. 그러나 증가량 자체로는 7월(2조원), 8월(2조2000억원)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경우 이 둔화세는 더 뚜렷해질수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러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병수 팀장은 "현재는 금리가 오르면서 신용대출 시장이 약해졌다"라며 "다만 정부가 정책적 자금, 보증을 통해 대출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시장이 안정화됐을 때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보증부대출, 담보대출 등 상품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라고도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날 통장과 카드도 소개했다. 개인사업자 혜택을 담은 상품들로, 개인사업자는 거래 수수료가 무료다.
대출 상품을 이미 내놓은 토스뱅크,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통장, 카드에 대해서는 출시를 검토하고 있거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은행의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개인과 법인의 성격을 모두 띠고 있지만 주로 개인 자격으로 통장을 쓰거나 금융거래를 한다"라며 "인터넷은행들이 대출을 중심으로 개인사업자 시장 영역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뱅킹의 장단점, 시장 반응에 대해 은행권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