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DDR5 지원 서버용 CPU 양산계획 또 연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DDR5 D램 사업에 악영향
2022-11-02 김언한 기자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인텔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 '사파이어 래피즈'의 출시가 또 다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서버용 D램 사업 또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사파이어 래피즈의 생산일정이 올해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의 DDR5 지원 첫 서버용 CPU다.
DDR5는 차세대 D램 규격으로, DDR4 대비 2배 개선된 성능을 갖췄다. 이 프로세서가 출시되면 D램의 세대교체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가 많았다.
인텔은 수차례 사파이어 래피즈의 출시를 연기했다. 앞서 인텔은 이 제품을 지난해 출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연기해 올해 2분기 대량 생산하기로 했다가 또 다시 시점을 올해 말로 늦췄다. 업계에선 양산일정이 내년 상반기로 밀릴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실제로 일정이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제품 출시가 늦어지는 배경에는 수율 문제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인텔의 사파이어 래피즈의 양산수율을 50~60% 수준으로 추정했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인텔7' 공정에서 만들어진된다. 인텔7은 10나노 공정을 의미한다.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CPU 출시가 늦어지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D램 업체의 사업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서버용 CPU는 인텔의 제품말고는 딱히 대체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텔의 서버용 CPU 점유율은 90% 정도로 추정된다. D램 제조사들의 DDR5 비중 확대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DDR5는 DDR4보다 수익성이 높아 내년 D램 사업의 돌파구로 기대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말 서버 시장에서 DDR5의 비중은 30% 이상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파이어 래피즈가 내년 상반기 나온다고 해도 호환성 등 검증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서버 시장에서 DDR5 채택률은 기대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 업계에선 DDR5가 데이터센터에 본격 탑재되는 시점을 내년말 정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텔이 사파이어 래피즈를 내년 상반기에 내놓을 수 있을지 또한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인텔과 CPU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AMD는 오는 10일 신형 서버용 CPU를 공개할 예정이다. 젠4(Zen 4) 아키텍처 기반 제품으로 DDR5를 지원한다. 대만의 TSMC가 5나노 공정으로 만든다.
공정 측면에서 인텔의 제품을 앞선다. 하지만 AMD가 서버용 CPU 시장에서 인텔의 빈자리를 파고들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앞서 트렌드포스는 내년 서버용 D램 시장의 성장률을 7%로 전망했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서버 D램 시장 성장률이 두자릿수 아래로 내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