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성 낮은 제품 중심으로 감산 계획 밝혀
D램과 낸드 수요 감소로 영업이익 1조원대로 하락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메모리반도체 업황 악화로 '어닝쇼크(전망치보다 부진한 실적)'를 기록했다. 당분간 반도체 업황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감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0조98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3%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5.1%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실적 눈높이를 낮췄지만 결과적으로 컨센서스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을 써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전날까지 제시한 SK하이닉스의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1조8593억원, 2조1569억원이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조원대로 내려앉으며 컨센서스보다 23%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감소와 함께 판매 가격 하락 요인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보다 약 20% 떨어지고, 낸드 가격은 20% 이상 하락했다고 밝혔다.

D램과 낸드의 빗그로스 역시 전분기보다 떨어졌다. D램 빗그로스는 한자릿수 중반 감소, 낸드의 경우 10% 초반 감소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메모리가 공급되는 PC, 스마트폰 등의 전자기기 출하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최신 공정인 10나노 4세대 D램(1a)과 176단 4D 낸드의 판매 비중과 수율을 높여 원가경쟁력이 개선됐지만 원가 절감폭보다 가격 하락폭이 커 영업이익 감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DDR5 D램 모듈.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DDR5 D램 모듈.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앞서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3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보다 10~15% 떨어지고, 낸드플래시는 13~18%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에선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당분간 좋지 않을 것이란 분위기가 강하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 떨어지고, 낸드는 15~2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전례 없는 시황 악화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당분간 반도체 업황의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중심으로 생산량도 줄여나간다. 일부 제품을 우선으로 감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일정기간 동안 이처럼 투자 축소와 감산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수급 밸런스가 정상화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회사 측은 데이터센터 서버에 들어가는 메모리 수요는 단기적으로 감소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성장세를 탈 것으로 봤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메타버스 등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효과가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란 예상이다.

SK하이닉스 노종원 사업담당 사장은 "지난 역사 동안 항상 위기를 기회로 바꿔왔던 저력을 바탕으로 이번 다운턴을 이겨내면서 진정한 메모리 반도체 리더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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