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풍산개 파양' 전적으로 文 측 판단일 뿐'

2022-11-07     박준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내온 풍산개 송강(수컷 왼쪽)과 곰이(암컷).  사진=청와대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대통령실은 7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선물 받은 풍산개(곰이, 송강)를 파양,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기로 한 데 대해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이라면서 선을 그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문 전 대통령 측에서 풍산개를 맡아 키우기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자 했으나 대통령실의 반대로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문 전 대통령 측)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이같이 전했다. 

대변인실은 “해당 시행령은 대통령기록관 소관으로서 행안부, 법제처 등 관련 부처가 협의하고 있을 뿐 시행령 개정이 완전히 무산된 것이 아니다”며 “관계부처가 협의하는 것은 당연한 절차로서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현재의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받은 선물은 생물·무생물, 동물·식물 등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돼 국가가 소유하게 돼 있다. 다만 올 초 관련 법령 개정으로 다른 ‘기관’이 맡을 수도 있게 됐다. 전직 대통령도 일종의 기관으로 분류된다.

앞서 문 전 대통령 측은 김 위원장에게 선물 받아 퇴임 후 양산 사저에서 키운 ‘곰이’,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월 250만원에 달하는 개 관리비 예산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라며 “문 전 대통령 퇴임 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됐으나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해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뤄졌다”고 했다.

비서실은 “선례가 없는 일이라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가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근거 규정을 마련하려 했으나 퇴임 6개월이 되는 지금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면서 “대통령실의 반대가 원인인 듯하다”고 주장했다.

비서실은 “그렇다면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다. 대통령기록물의 관리위탁은 쌍방의 선의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정부 측에서 싫거나 더 나은 관리 방안을 마련하면 언제든지 위탁을 그만두면 된다”며 “큰 문제도 아닌 이런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까지 현 정부의 악의를 보면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풍산개들을 양육했고 ‘곰이’가 근래 입원해 수술하는 어려움도 겪어 풍산개들을 돌려보내는 것이 무척 섭섭하지만 6개월간 더 돌볼 수 있었던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며 “대통령기록관이 풍산개들을 잘 관리할 것으로 믿지만, 정서적인 부분까지 신경 써서 잘 돌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