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방한에 설레는 재계 총수들…‘네옴시티’에 쏠린 시선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보다도 재산이 수배 많다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방한한다. 국내 재계는 빈 살만 왕세자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가 무려 700조원 규모의 거대 스마트 도시 ‘네옴시티’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각 그룹 총수들이 수주를 통해 ‘중동붐’을 기대할 만한 사업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미스터 에브리싱’(Mr. Everything·모든 것이 가능한 남자)으로 불린다.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다. 과감한 개혁 정책으로 이목을 끈다. 석유 수출에 의존하는 사우디의 새로운 경제 모델을 구축할 인물로 주목받는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발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직후 한국을 방문한다. 그는 숙소인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삼성전자 이재용‧SK그룹 최태원‧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및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 등과 티타임을 겸한 회동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빈 살만은 석유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른바 ‘사우디 비전 2030’이다. 대표 사업은 700조원을 투자하는 네옴시티다. 서울의 44배 넓이(2만6500km²)에 달하는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부지에 저탄소 스마트시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네옴시티는 토목, 모빌리티, 정보기술(IT),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형 사업이 기대된다. 모두 한국 기업들이 장점을 갖고 있는 분야다. 빈 살만 왕세자와 티타임을 갖는 총수들도 네옴시티와 연관 있는 이들로 구성됐다. 5대 그룹 중 LG와 롯데가 빠지고 한화가 포함된 것도 네옴시티와 관련이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다만 구광모 LG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이 회동에 추가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더구나 롯데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기간 동안 숙소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재계에선 우리 주요 그룹들과 통 큰 거래가 성사되길 기대하는 모습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3년 전 방한 때도 10조원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총수들은 이번에도 다양한 협력 방안을 타진할 전망이다.
삼성은 5G 네트워크와 인공지능 기술 협력을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SK는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 분야가 주목된다. 현대차는 수소차와 미래항공 모빌리티를 묶는 교통 인프라 구축에 참여할 수 있다. 한화는 태양광 에너지 사업에서 약진이 예상된다.
이미 건설업계에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지하에 고속철도 터널을 뚫는 ‘더 라인’ 공사를 10억달러(1조3000억원)에 수주한 상태다.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내 대형 건설사와 함께 사우디를 방문해 홍보에 나서고 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세계의 돈이 중동, 특히 사우디로 흘러들어가는 상황”이라며 “사우디와 합작하거나 사우디의 업무를 발주받게 되면 70년대 산업화보다 훨씬 더 큰 특수가 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