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된 악재보다 향후 기대감이 더 크다'...증권주 연초부터 상승세 '뚜렷'
KRX증권 13.88% 상승...코스피 상승률 웃돌아 "이익 체력 회복 논하기에 아직 이르다" 분석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기정 기자] 증권주가 연초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KRX증권에 속한 모든 종목들의 주가가 오른 가운데, 코스피 상승률까지 웃돌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은 2일부터 25일까지 13.88%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증권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인 지수는 KRX은행(19.82%), KRX반도체(14.97%), KRX정보기술(13.92%) 등에 불과하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승률은 각각 8.59%, 7.81%다.
KRX증권에 포함된 14개 증권사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특히, 한화투자증권이 44.89%상승했고 SK증권(27.67%), 키움증권(20.6%), 유진투자증권(20.51%)도 20% 넘게 강세를 보였다. 또 다올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유안타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도 10% 넘게 급등했다.
업계는 증권주의 반등이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대부분 증권사들의 실적이 하락한데 이어, 당분간 유의미한 업황 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한국금융지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6곳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유일한 성장이 기대되는 메리츠증권을 제외하면 하락폭은 약 47.1%까지 커진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또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증권주 상승 배경을 예상된 악재보다는 향후 기대감에서 찾고 있다. 금리 하락이 시작되며 유동성 위기가 점차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부진 전망은 여전하지만, 더 이상 상황이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증권주 오르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며 "증권형토큰 등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발 유동성 경색 공포가 컸으나, 금리 인상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고 시장 금리는 이보다 먼저 반응해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증권업 지수는 실적이 아닌 거래대금 혹은 지수를 선반영하는 측면이 강했다"며 "거래대금이 증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나 최근 코스피 지수는 대형주가 견인하는 상승흐름이 나타나고 있어 증권주도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주가 반등은 그동안 극단적으로 악화됐던 투자심리 일부가 돌아온 영향이라는 의견도 공존한다. 증권사들의 이익 체력 회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며, 이익 증가가 밸류에이션으로 온전히 반영되기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동산PF 및 실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충당금 적립 우려가 지속적으로 증권주 투자심리에 우려요인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동산PF의 경우 잠재 리스크의 해소 여부를 논하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증권주에 대한 투자전략으로는 단기적으로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장기적인 매수가 유효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 실적은 과거 경제 위기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다"라며 "올 하반기부터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