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책 내놓는 금융그룹들…시장은 '반갑다' 화색
신한·KB·하나·우리, 지난해 16조 순익…'이자이익' 성장 영향 총주주환원율 관리, 자사주 매입·소각…"초과 자본 주주에게" 주가 '상승장'으로 화답…"지금까지 미약했다, 더욱 속도내야"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신한·KB·하나·우리)이 주주환원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16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기록한 것과 맞물려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각 그룹의 주주환원책의 주요 내용은 총주주환원율을 관리하거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는 계획으로, 시장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은 전날까지 작년 실적을 발표했다. 금융그룹 4곳에서 지난해 거둔 순익은 총 15조8506억원으로 전년(14조5429억원)에 비해 9.0% 증가한 '역대급'이다. 금리인상기, 은행·비은행(캐피탈) 이자이익이 성장한게 호실적의 주요인이었다.
금융그룹들은 실적 외에도 주주환원 성과,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먼저 4조6423억원의 순이익으로 리딩뱅크를 되찾은 신한금융은 지난해 총주주환원율 30%(배당성향 23.5%+자사주매입·소각 6.5%)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6%)보다 4%포인트 높아진 수준으로 총주주환원율은 순이익에서 배당총액,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BIS비율은 16.0%, 보통주자본비율은 12.7%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을 BIS비율, 보통주자본의 비율을 보통주자본비율이라고 한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위험을 떠안을 수 있는 여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은 또 이사회에서 2022년 회계연도에 대한 결산 배당금을 865원(연간 2065원)으로 결의했으며, 이를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확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배당률은 2.3%로, 총액은 4552억1534만원이다.
신한금융은 올해 자사주 1500억원을 매입·소각하겠다고도 했다. 통상 자사주를 사들이거나 소각할 경우 기업의 자본은 그대로나, 유통주식 수가 줄면서 주당순자산가치를 올릴 수 있다. 기업은 이를 통해 △주가 부양 효과 △주주가치 제고를 노린다.
KB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3%(배당성향 26%+자사주 매입·소각3000억원)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7%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BIS비율은 0.39%포인트 올랐다.
KB금융은 이에 대해 "기업여신 중심 성장, 환율상승, 주가하락 등으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났지만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으로 자본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라고 설명했다.
또 보통주자본비율은 13.25%로 집계됐다. KB금융은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고, 보통자본비율을 13% 수준에서 관리할 예정이며,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에게 적극 환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KB금융은 지난해 4조413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공시를 통해선 보통주 1주당 14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당률은 2.8%며, 배당금 총액은 5649억6978만원이다.
3조6257억원의 순익을 낸 하나금융도 주주환원책을 제시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27%(배당성향 27%)로 전년 대비 1%포인트 올라선 수준이며, 그룹 측은 연내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기로 했다. BIS비율은 15.64%, 보통주자본비율은 13.15%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을 13~13.5%로 관리하고, 전년 대비 늘어난 보통주자본비율의 50%에 달하는 자본을 주주에 환원하고 13.5%를 넘어설 경우 초과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것이라는 원칙을 세웠다.
이를 토대로 중장기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50%로 설정했다. 하나금융은 또 이사회를 개최하고 2022년 기말현금배당을 보통주 1주당 2550원으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배당률은 5.7%로, 총액은 7434억8686만원이다.
우리금융은 실적발표와 함께 보통주 자본비율을 최대한 조기에 12%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 ·소각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 30% 수준을 매년 실시할 것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에 대해서는 2분기 이사회에서 결의해 공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그룹의 BIS비율, 보통주자본비율은 15.3%, 11.5%로 2021년 말에 비해 0.2%포인트, 0.1%포인트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조1693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실적과 함께 우리금융은 2022년 회계연도 주당 배당금을 1130원으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배당률은 8.8%, 배당금 총액은 8227억579만원이다. 우리금융은 이중 주당 배당금 150원을 중간배당금으로 기지급했다고 덧붙였다.
4대 금융그룹의 주주환원책에 시장은 주가 상승으로 환영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전일에 비해 1100원(2.75%) 상승한 4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도 1500원(2.77%) 오른 5만5700원에, 하나금융지주는 1000원(2.09%) 뛴 4만8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우리금융지주도 220원(1.77%) 뛰며 1만2650원에 끝냈다.
이들이 포함된 KRX은행지수도 11.24포인트(1.66%) 올라선 689.03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에도 △기업은행(2.16%) △BNK금융지주(1.59%) △JB금융지주(5.03%)도 상승장을 기록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그룹의 주주환원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 교수는 또 "국내 주주환원책이 지금까지 미약했던게 사실이고, 기업가치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주환원에 속도를 내야 한다"라고 "특히 수익을 많이 냈던 금융그룹들은 이러한 정책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