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4대 금융그룹(신한·KB·우리·하나)이 작년 실적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계열사 순익 비중이 전년 대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호실적은 금리인상기의 수혜로 이자이익이 크게 증가한게 주요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이 지난해 거둔 순익은 총 12조1302억원으로 전년도 10조316억원에 비해 20.9% 증가했다.

순익이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3조1692억원의 순익으로 전년에 비해 23.3% 늘어났다. 이어 △우리은행(2조9200억원) 22.9% △신한은행(3조450억원) 22.1% △국민은행(2조9660억원) 15.6%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한 금융그룹 4곳의 순익은 모두 15조8506억원으로 전년(14조5429억원)보다 9.0% 불어났다. 신한금융이 4조6423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익을 냈으며 △KB금융 4조4133억원 △하나금융 3조6257억원 △우리금융 3조1693억원 순이었다. 신한금융은 2021년 KB금융에 뺏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한국은행이 지난해만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대출자산이 불어나면서 이에 따른 이자이익이 커진게 '역대급 실적'을 낸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다. 은행 4곳의 이자이익만 32조원(32조5229억원)을 넘어섰고, 캐피탈 계열사의 순익도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목할 대목은 은행의 순익 기여도가 커졌다는 점이다. 리딩뱅크인 신한금융의 순익 중 신한은행의 기여도는 2021년 62.1%에서 지난해 65.6%로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은 58.8%에서 67.9%로, 우리은행은 91.8%에서 92.1%로 상승했다.

우리금융은 은행 외에도 비은행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 우리종금 순익이 전년대비 각각 30.4%, 14.9% 불어나면서 비은행 부문의 성장도 눈에 띄었다. 

순익 기여도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하나은행이었다. 하나금융 순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72.9%에서 87.4%까지 뛰었다. 하나은행은 호실적에 대해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핵심 사업이 시너지를 냈고, 수익 기반이 다변화됐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지난해 금융그룹의 순익은 은행 계열사가 견인했지만,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은 반대로 부진했다.

특히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달금리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그 결과 하나카드의 순익은 2505억원에서 1920억원으로 23.4% 주저 앉았고, KB국민카드는 4189억원에서 3786억원으로 9.6% 감소했다. 

신한카드도 6750억원에서 6414억원으로 5.0% 줄었다. 반대로 우리카드는 2010억원에서 2050억원으로 2.0% 순익이 늘며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신판 매출 증대, 금융자산 확대에 따라 순익도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증권 계열사들도 부진했다. 하나증권의 경우 2021년 순익 5066억원에서 지난해 1260억원으로 75.1% 쪼그라들었다.

KB증권도 5943억원에서 2063억원으로 65.3% 줄었다. KB증권은 이에 대해 "주식시장 침체와 시장금리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수탁수수료·S&T 실적이 부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