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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특기 살려 메모리 초격차...'챗GPT가 준 기회'

차세대 메모리 HBM3 시장 선점 HBM에 기술 경쟁력 뛰어나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 벌려

2023-04-20     김언한 기자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SK하이닉스가 고부가 메모리로 반도체 불황을 돌파한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관련 제품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D램 단품 칩 12개를 수직 적층해 24기가바이트(GB)를 구현한 HBM3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제품은 고객사로부터 성능 검증을 받고 있는 단계다.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 순으로 개발돼왔다.

기존 HBM3의 최대 용량은 D램 단품 칩 8개를 수직 적층한 16GB였다. 하지만 이번에 SK하이닉스는 이를 12개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현존 최고 용량을 구현했다.

HBM은 SK하이닉스가 강점을 가진 제품으로, 1세대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를 추격하고 있지만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전 세계 HBM 시장 점유율은 50%를 차지했다(출하량 기준). 뒤이어 삼성전자(40%), 마이크론(10%)순이다.

지난달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부회장은 "10년 이상 지속해서 HBM 기술을 개발해온 준비 과정 끝에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경쟁사를 압도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12단 적층 HBM3. 사진=SK하이닉스 제공

HBM에는 3차원 적층 기술인 실리콘관통전극(TSV)이 적용된다. HBM은 대역폭 측면에서 GDDR보다 월등히 우수한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챗GPT' 열풍에 힘입어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필요한 고성능 HBM 수요는 최근 급증하고 있다. 차세대 HBM이 탑재된 GPU는 AI 서버에 들어간다.

올해 전 세계 AI 서버 시장은 전년보다 15.4% 커질 전망이다(출하량 기준). 올해부터 2027년까지 AI 서버 출하량의 연평균 성장률은 12.2%로 관측됐다.

특히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 격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HBM3를 대량 생산하는 기업은 SK하이닉스가 유일하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업계 최초로 HBM3를 개발했다. SK하이닉스를 쫓고 있는 삼성전자는 HBM3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다.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의 올해 HBM 점유율이 53%까지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8%, 마이크론의 경우 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은 이르면 올해말 HBM3를 양산할 가능성이 있다.

HBM은 고부가제품인만큼 판매가격이 높아 회사 수익성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올해 상반기 7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최근 AI 챗봇 산업이 확대되면서 늘어나고 있는 프리미엄 메모리 수요에 맞춰 하반기부터 신제품을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