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감산 공식화 이후 일부 D램 가격 진정세
3Q부터 가격 하락 폭 작아질 듯…수요 회복은 아직

사진=삼성전자 제공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속수무책으로 떨어지던 D램 가격이 조만간 진정세로 돌아설 조짐이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한 후 일부 D램 현물가격이 13개월만에 반등하는 등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DDR4 16기가비트(Gb) 2600' D램의 평균 현물가격은 3.235달러로 전날과 같았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 11일 기준 전날보다 0.78% 오른 3.235달러에 거래된 뒤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이 제품의 현물가격은 지난해 3월7일 이후 처음으로 전날보다 올랐다. 이보다 앞선 지난 7일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을 공식화한 것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D램 현물가격은 총판과 대리점 등 소규모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이다. 어느 정도 고정가격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물시장은 전체 D램 시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정가격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업체들이 PC, 스마트폰 등의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할 때 정해지는 가격이다.

시장에선 D램 고정가격의 가파른 하락세가 조만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정가격은 2분기 들어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지만 3분기부터 하락 폭이 작아지거나 일시적 멈춤 현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사진=SK하이닉스 제공

반도체 감산은 보통 3개월 뒤에 시장에 영향을 준다. 삼성전자는 DDR4 D램 일부 제품의 경우 길게는 6개월 동안 생산량을 크게 줄인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전자의 감산이 올해 D램 가격의 본격적인 반등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올해 하반기 D램 수요를 크게 끌어올릴만한 반등의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서버용 D램 재고가 정상화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겸 IDC 부사장은 "감산을 해도 D램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 올해 하반기에도 의미있는 가격 반등은 나타나지 못할 것"이라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긍정적 영향을 줄 순 있지만 단기간에 D램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D램 수요가 여전히 저조하지만 D램 가격이 조만간 바닥을 찍을 것이란 점에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대만 IT전문매체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보다 낮은 가격에 D램을 팔기 어렵다는 내용을 거래선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보다 15~20%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는 "1분기 D램 평균가격이 전분기 대비 20% 떨어졌다"면서 "D램 수요가 하반기에 회복될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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