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오는 26일부터 전자업계 실적 시즌이 시작된다.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LG이노텍이 스타트를 끊는다. 글로벌 경기 부진 여파로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26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8871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60% 줄어든 것이다. 이 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마이너스 3조664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제시됐다.

SK하이닉스의 영업손실 규모가 컨센서스보다 훨씬 크게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공개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5.8% 감소했다. 반도체 사업에서 맞은 직격탄을 주요 원인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같은 날 LG디스플레이도 1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한 1분기 매출액 컨센서스는 5조5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줄어들었을 것으로 제시됐다. 같은 기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손실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증권사들은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1개월 전 이 회사에 대한 매출액 컨센서스는 5조1044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8896억원이었다.

삼성전기도 오는 26일 실적을 발표한다.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삼성전기의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조237억원, 1268억원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7%, 69.1% 감소할 것으로 제시됐다.

삼성전기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IT기기 판매량 감소로 주력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수요가 크게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시리즈 흥행 효과는 나타날 수 있지만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기저 효과는 예상 대비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의 경우 수익성 측면에서 찬바람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이노텍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신형 아이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던 것이 주요 원인이다.

LG이노텍에 대한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4조5040억원, 1376억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62.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LG이노텍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연간으로 보면 LG이노텍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1조2718억원)을 달성한 뒤 올해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증권가에선 올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는 27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1분기 세부 실적을 발표한다. 앞서 지난 7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분기 매출액, 영업이익 잠정 집계치를 공개했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실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영업손실 규모를 4조원대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보다 상황이 좋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LG전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모두 감소했지만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역대 두번째, 영업이익은 세번째로 높았다.

특히 지난해 1분기 LG전자 영업이익에 특허수익 등 일회성 호재가 포함돼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오히려 향상됐다. LG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은 14년만에 삼성전자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