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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노출에 본업도 경고등...'사면초가' 키움증권

SG사태 투자자들과 집단 소송 예고...CFD 손실도 우려 물건너 간 초대형 IB...본업 경쟁력 약화 분석도 잇따라

2023-05-10     이기정 기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SG증권발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 회견을 열고, 회장과 이사회 의장직을 모두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사진=데일리한국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SG증권 폭락사태 후폭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키움증권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각종 사법리스크에 노출됐을 뿐 아니라, 본업에서의 경쟁력 또한 우려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SG사태 투자자들과의 집단소송, CFD(차액결제거래) 미수금 발생에 따른 손실, 본업 경쟁력 약화 등 총체적 위기에 놓였다.

먼저 SG사태와 연관된 투자자들과의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키움증권 등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2명의 원고를 확보했고, 현재에도 10여명의 투자자들이 원앤파트너스에 문의를 넣고 있다. 

원앤파트너스는 증권사들이 기초적인 본인 확인절차 없이 휴대폰 확인만으로 CFD 계좌를 만들어줬다는 점과 CFD 등 신용거래 과정에서 고지가 부족했다는 점을 들여다보고 있다. 다만, 유사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보다 신중하게 소송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원앤파트너스 관계자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선정한 5~6명의 추가 투자자들과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며 "증권사들이 편리함만을 추구해 신용거래 시 확인 절차를 소홀히 했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키움증권은 CFD 미수금 발생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위기에도 직면했다. SG사태로 하한가를 맞은 종목의 CFD 담보 부족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진 가운데, 만약 투자자들이 손실을 갚지 못하면 증권사들이 이를 대신 떠안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총미수금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증권사별 구체적인 미수금 규모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키움증권의 미수금 규모는 업계 내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키움증권은 CFD 투자로 빚을 진 투자자들에게 일부 금액을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은 분할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 역시 미수금 확보를 위해 분할 상환과 상환 유예, 이자 감면 등을 검토 중에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고객 배려 차원에서 납부 의사는 있지만 모든 금액을 갚기가 어렵다는 분들께 분할 납부를 안내하고 있고, 실제 응하신 고객분들도 있다"며 "아직 채권 추심을 진행하는 단계는 아니고, 금융기관 차원에서 안내하는 성격이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행보가 투자자들을 배려하기보다는 손실을 줄이는데에만 집중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태에서 증권사들의 책임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위한 실질적인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형진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는 "구체적인 증권사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일부 증권사에서 주말과 야간에도 추심을 진행하고 있다"며 "증권사에도 일부 책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추심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실제 추심 단계에 들어선 증권사가 많지는 않다"며 "투자자들을 배려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들도 논의되고 있지만, 아직은 서로 눈치를 보고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는 한편,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에 경고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FD 손실 우려와 함께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하락, 예수금 감소, 활동 계좌수 감소 등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 키움증권의 활동계좌 수는 지난해 1분기 약 350만좌에서 올 1분기 약 260만좌까지 감소했다. 해외 주식 리테일 시장 점유율 역시 지난해 4분기 38.7%에서 올 1분기 31.5%까지 감소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국내 리테일 약정과 신용융자 1위 사업자로 다른 증권사 대비 CFD 익스포저와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연내 초대형 IB 인가 신청도 보류되면서 자본 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내외거래대금 증가에도 해외주식 시장 점유율 하락 등은 키움증권의 근본적인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