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손익 선방에 키움·NH·한투 나란히 '어닝 서프라이즈'
CFD 불확실성 급증...충당금에 관련 손익 위축 가능성도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 1분기 연달아 '깜짝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다만, CFD(차액결제거래) 미수채권 우려가 부각되면서 증권사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애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증권사는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등이다.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등도 조만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잠정실적으로 영업이익 38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82.39%, 184% 증가한 기록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시장 전망치도 약 62% 웃돌았다.
NH투자증권 역시 1분기 전년 동기와 전 분기 대비 각각 55.47%, 83.7% 증가한 25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시장 컨센서스를 약 35% 상회했다.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323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4.33% 소폭 감소했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흑자전환했다. 또 시장 전망치도 약 22% 상회했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다른 증권사들의 전망도 밝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전분기 대비 169%, 790% 증가한 2146억원, 23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이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주식 시장 활성화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와, 금리 안정화와 주가 상승 등으로 운용이익이 반등했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1분기 행동주의펀드 부상에 따른 주주환원 확대 및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 로봇 테마 중심의 주가 상승, 2차전지 테마 급등 등으로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유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둔화 및 일부 글로벌 은행 부실화 등의 영향으로 금리도 가파르게 하락했다"며 "이에 상당 규모의 채권평가손익이 인식된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SG증권발 폭락사태와 연관된 CFD 미수채권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올 3월 말 기준 국내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이 2조7700억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총 미수채권 규모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증권사들의 미수채권 충당금을 2분기에 적립하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일부 증권사의 경우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을 수도 있다.
또 금융당국이 CFD 제도를 개선하기로 나서면서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증권사들은 우선적으로 CFD 신규계좌 개설을 중단한 상태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에 대해 "1분기 실적 배경이 매매평가익 증가라는 점과, CFD 관련 미수채권 손실이 2분기에 일부 반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2분기 손익은 전분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