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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대통령 만남에도 父 대신 참석…한화 ‘김동관 시대’ 징후

2023-05-24     안병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24일 경남 창원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방문해 회사 대표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주요 무기체계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한화그룹에 ‘김동관 시대’가 임박한 걸까. 최근 한화의 주요 경영 전면에 김승연 회장 대신 김동관 부회장이 나서는 경우가 잦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주요 그룹 총수들이 대거 출동했다. 10대그룹에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만 빠지고 모두 참석한 가운데 김동관 부회장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함께 부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신세계는 정 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노릇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 부회장은 이날 유일한 ‘2인자’였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서 (주)한화 전략부문‧한화솔루션 전략부문‧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한화의 3대 주력 사업인 우주항공·방산, 에너지·소재, 금융 중 2개 부문을 이끌고 있는 황태자다.

시계를 돌려보면 김 회장은 김 부회장이 한화에 입사한 2010년부터 이미 후계자로 낙점하고 경영수업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이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줄곧 한화의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 사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김 부회장이 한화큐셀,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한화솔루션 등에 적을 두도록 해 ‘태양광 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어 후계자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기여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의 성과도 좋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까지 미국 주택(5년 연속)·상업용(4년 연속) 태양광 모듈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글로벌 태양광 기업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3조6539억원, 영업이익 9662억원을 올리며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그룹 내 방산 계열사 3사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통합하며 총수 대관식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김 회장의 숙원이 ‘한국판 록히드마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교통정리는 그룹 후계자로서의 또 다른 경영수업이라는 분석이다. 덩치가 커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끌고 있는 김 부회장은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의 우주 사업 총괄 조직인 ‘스페이스허브’ 수장으로서 김 회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지목한 우주 사업도 이끌고 있다.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우주연구센터를 설립해 ISL(위성 간 통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는 한편 ‘한국판 NASA 우주학교’를 여는 등 우주 인재 양성에도 아낌없이 투자하는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누리호 3차 발사를 계기로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차 발사 과정에서 제작 총괄 관리, 발사 공동 운용 등에 참여한 국내 첫 민간기업이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우주와 위성 사업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우주발사체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위치에 서겠다는 방침이다. ‘한국판 뉴스페이스’ 시대를 한화가 가장 먼저 열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김 회장이 올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한화오션을 출범시킨 것은 김 부회장의 그룹 내 영토를 다시 한번 확장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기타 비상무이사로 합류하며 직책을 추가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오션 경영 키워드로 ‘정도경영’과 ‘인재육성’을 내세웠다. 실제 한화오션은 업계 최고 대우를 통해 설계직과 연구직에서의 우수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한화오션‧삼성중공업‧HD한국조선해양으로 삼분된 ‘조선업 삼국지’(三國誌)에서 주도권을 쥔다는 포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한화의 3세 승계 작업이 빨라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 부회장은 세 아들 중 가장 직위가 높다. 차남은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삼남은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