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모든 위원이 "최종금리는 3.75%까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라는 의견을 냈다고 밝혔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이르다고 했다. 

25일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이 이러한 의견을 밝힌 이유에 대해 "소비자물가가 예상한대로 둔화하고 있지만, 근원물가의 둔화속도는 예상보다 더디다"라며 "(근원물가의) 속도 점검이 필요하다는데 금통위원들이 공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보고, 이것이 어떻게 외환시장이 미치는지 지켜봐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또 연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과도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금리를 0.30%포인트 올린 상황에서 인상한 금리가 실제 물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며 "특히 물가가 목표 수준을 달성하는데 충분한지 지켜봐야 한다"라고 못박았다. 또한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성이 있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결정하는 것보다, 미국의 결정에 따른 영향을 보고 결정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 총재는 "이것은 미국 기준금리를 기계적으로 따라가는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미국의 통화정책이 국제 자본 흐름, 환율 흐름 등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 또 중장기적 전망이지만, 금리를 조급하게 내릴 때 금융 불안정을 촉발할 위험은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확실하게 2%를 수렴하기 전까지는 금리의 인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다"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현 물가 흐름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그는 먼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말 3%를 수렴한다는 확신에 대해선 지난달(4월 금통위)보다 명확해졌다. 불확실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라면서도 "하지만 3%에서 목표 수준인 2%로 내려갈 가능성에 대한 확신은 반대로 줄었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에 대해선 "현재 물가 상승률의 둔화 이유가 작년 6~7월 유가 상승한 기저효과인데, 이것이 지나면 물가상승률과 근원물가상승률이 함께 움직일텐데, 지금 근원물가상승률은 비용상승 등이 전가될 위험이 있다. 때문에 정책목표 수렴 가능성에 대해선 불확실성이 커졌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