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새 먹거리로 '바이오항공유' 주목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전 세계적으로 저탄소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바이오항공유(지속가능항공유·SAF)’가 정유업계의 새 먹거리로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항공기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25년부터 바이오항공유 사용을 의무화했고 사용 비중을 첫해 2%부터 2050년 70%까지 순차적으로 높일 예정이다.
미국은 올해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바이오항공유를 포함해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주도록 했다. 우리 정부도 2026년 바이오항공유 도입을 목표로 실증 작업에 나설 방침이다.
바이오항공유란 기존 석유항공유를 대체하는 친환경 항공유로 주로 동식물성 기름이나 폐식용유, 해조류, 사탕수수 등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만들어진다. 기존 석유항공유 대비 40~82%의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연료 시장은 2020년 하루 215만배럴에서 2050년 459만배럴로 2배 이상 성장이 예상된다. 이 가운데 항공부문의 바이오연료 의존도는 2020년 0%, 2030년 17.1%, 2050년 77.1%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항공유는 국내 정유업계의 주력 수출 품목이기도 하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570억3700만달러, 수출 물량은 4억7100만 배럴이며 항공유 수출 비중은 약 18%다.
정유 4사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바이오항공유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먼저 HD현대오일뱅크가 2021년 6월 대한항공과 바이오항공유 제조·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협력을 맺고 개발에 나섰다.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t 규모의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올해까지 조성하고 내년에는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해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CLX)에 바이오항공유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 원유 생산 등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 사업 전반에 대한 밸류체인을 구체화할 계획으로 저탄소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인도네시아 디젤 공장을 중심으로 바이오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에쓰오일도 2021년 9월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바이오 연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바이오디젤·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생산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바이오항공유 상용화를 위한 국내 시장에서의 법적 기준 등 제도적 지원은 미비한 상황이다. 현행 석유사업법은 바이오디젤, 바이오중유, 바이오가스, 바이오에탄올 등 4개 종류만 규정하고 있어 바이오항공유 시장 조성 여건은 갖춰지지 않았다.
또한 일각에서는 기존 항공유보다 가격이 비싼 바이오항공유의 초기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항공유) 사업 준비를 위한 연구개발(R&D)·투자는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지원책 등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