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평가손실 직격탄…정제마진 2달러대 횡보
“2분기 예의주시…中리오프닝 효과 기대 못 미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정우 기자] 지난해 호황을 누렸던 정유업계의 올해 영업이익이 수직 하락했다.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 약세 등 업황 악화 영향으로 당분간 실적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1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석유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1.8% 줄어든 2748억원을 기록했으며,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도 각각 3068억원, 5157억원, 2590억원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61.3%, 63% 감소했다.
이는 국제 유가와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하락한 데 따른 결과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배럴당 80.3달러로 전년 동기 84.88달러 대비 5.4% 떨어졌다. 이달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2.6달러로 지난달 셋째 주 2.5달러, 넷째 주 2.4달러에 이어 3주 연속 2달러대 중반을 횡보하고 있다.
정제마진이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값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제외한 이익으로 통상 4~5달러대가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져 있다. 정제마진이 2달러대로 추락한 상황에서 정유사들은 기름을 정제해 팔수록 비용 손실을 보게 되는 셈이다.
특히 유가 하락에 따른 정유사들의 재고평가 손실이 불어난 점이 실적 하락의 큰 원인이 됐다. 통상적으로 원유 수입부터 제품 판매까지 약 2~3개월의 시차가 발생하는데 이 기간 원유 가격 하락으로 제품가가 떨어지면 마진이 악화되는 것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까지 재고평가 손익에 영향을 준다.
정유사들은 지난해 국제 유가가 100달러대를 기록하고 6월 정제마진이 24.5달러 고점을 찍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바 있다. 이에 정계 일각에서는 정유사들에게 초과이윤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횡재세’ 도입을 논의하기까지 했다.
올해 당분간 횡재세 논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2분기까지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는 2분기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과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수요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유가 약세가 이어질 수 있어 영업환경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분기 이후 수요 증가를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아직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국제 유가 등 향방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영업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