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따블 없어도 상장 기업 '웃음꽃'...가격변동폭 확대 공모주 투자 신중 조언도
제도 변경 후 상장 기업 4곳,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123%↑ 향후 상장 기업들도 수혜 예상...정책 평가는 합격점 어려워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기정 기자] 금융당국의 가격변동폭 확대 정책 시행 이후 상장한 기업들이 웃음 짓고 있다. 다만 이들 기업의 주가 상승에 투기성 투자 영향이 컸던 만큼, 향후 공모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도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가격변동폭 확대 이후 상장한 기업 4곳(시큐센(상장일 6월 29일), 알멕(6월 30일), 오픈놀(6월 30일), 이노시뮬레이션(7월 6일))의 상장일 공모가 대비 수익률 평균은 123.7%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에게는 변경된 가격변동폭이 적용됐다. 기존에는 공모가의 90~200%에서 시초가를 결정 후 시초가에서 -30~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됐지만, 시초가 없이 공모가 기준 60~400%에서 가격으로 바꼈다. 이에 따라 공모가 대비 손실률은 기존 최대 -37%에서 -40%, 수익률은 160%에서 400%까지로 변동됐다.
제도 변경 후 상장한 기업들은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00% 상승)에는 실패했지만 대부분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첫 거래를 마쳤다.
대표적으로 시큐센이 거래 첫날 공모가 대비 205% 올랐고, 이노시뮬레이션, 알멕, 오픈놀도 각각 133.3%, 99%, 57.5% 강세를 보였다. 시큐센과 알멕, 오픈놀의 경우 6일 종가 기준으로도 공모가 대비 각각 77%, 169%, 52.9%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장하는 기업들 역시 변경된 제도 수혜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도 변경 초기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이같은 현상에 투기성 투자 물량이 많은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동시에 나온다. 투자 열기에 휩쓸려 공모주 투자에 나섰다가 오히려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제도 변경 후 지금까지 상장한 기업들은 비교적 시가총액 규모가 크지 않고 유통 물량이 적었다"며 "향후 시총 규모가 크고, 오버행 우려가 있는 기업이 상장하게 된다면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정반대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제도 변경이 아직은 합격점을 주기 어렵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금융당국에서 기대한 상장 당일 신속한 적정 가격 형성이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시큐센은 2거래일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5.6% 하락했다. 또 지난 5일과 6일에도 각각 10.75%, 16.9% 주가가 빠졌다. 알멕 역시 3거래일에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픈놀도 최근 3거래일 동안 매일 주가가 10% 이상 등락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직 제도 변경 초창기인 만큼, 향후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다. 또 따따블에 성공한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제도 변경 전처럼 수급만을 본 투자는 줄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 IPO 관계자는 "현재 가격변동폭 확대와 함께 증권사의 주금납입능력 확인의무 적용 등 제도가 바뀌면서 시장 자체가 혼란스러운 모습으로 보인다"며 "변경된 제도들이 자리를 잡으면 정책 효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금납입능력 확인 제도 변경 전 상장에 나선 기업들은 가격변동폭 확대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이어지겠지만, 주금납입능력 적용으로 기관 수요예측에 변별력이 생긴다면 개인투자자들에게도 또 다른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