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센 시작으로 다음주 알멜·오픈놀 코스닥 상장
"투기성 투자 감소...적정가치 판단에 도움될 것"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다음주부터 상장하는 기업들에 변경된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업계에서는 제도 변경 초창기 기업들의 성적이 향후 상장하는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지털 보안 전문 기업 시큐센은 오는 29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이어 알루미늄 소재 전문 기업 알멕과 커리어·채용 플랫폼 기업 오픈놀이 30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들 기업에게는 변경된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공모가의 90~200%에서 시초가를 결정 후, 시초가에서 -30~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됐지만, 이제 시초가 없이 공모가 기준 60~400%에서 가격이 움직인다.

가격제한폭 변경에 따라 공모가 대비 손실률은 기존 최대 -37%에서 -40%, 수익률은 160%에서 400%까지 증가한다.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변경으로 상장 당일 신속한 적정가격 형성을 기대하고 있다.

상장을 앞둔 기업들은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지만, 현재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시큐센과 알멕은 공모 단계서 흥행 몰이에 성공했지만, 오픈놀은 다소 부진한 성적을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실제 시큐센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각각 1801대 1, 19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알멕도 각각 1697대 1, 1355대 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오픈놀의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경쟁률은 각각 510대 1, 49대 1에 그쳤다.

시장에서는 가격제한폭 변동 적용 첫 기업인 시큐센의 성적에 따라 후에 상장하는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큐센이 이른바 '따따블(공모가 대비 400% 상승)'에 성공할 경우 다른 상장 기업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시큐센이 첫날 부진할 경우, 공모주 투자에 대한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제도 변경 초창기에는 따따블에 성공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도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기업들의 따따블 달성이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금융당국의 의도대로 상장 기업들이 적정 주가를 찾는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사 한 IPO 부서 관계자는 "지금까지 투자자들의 열기로 따상(공모가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까지는 비교적 손 쉽게 달성이 가능했지만, 따따블은 다른 영역으로 본다"며 "기업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지 않는 이상, 따따블까지 이르는 기업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초창기 따따블 기대감이 시큐센과 알멕의 청약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제도 변경 후 첫 대상인 만큼 따따블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주가는 이른 시일 내 적정 수준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이 따따블이 어렵다는 점을 확인할 경우, 향후 상장하는 기업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시장에서 상장 기업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데는 더 수월해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