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HB인베·우진엔텍, 17일 포스뱅크·현대힘스 일반청약 진행
수요 예측서 흥행...기관 대부분 희망 공모가 상단 이상 써내
의무보유 미확약 대부분...기관투자자 상장 첫날 대거 매도 가능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우진엔텍 기업설명회'에서 신상연 우진엔텍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우진엔텍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우진엔텍 기업설명회'에서 신상연 우진엔텍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우진엔텍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열렸다. 지난달 무려 3개 종목이 상장 첫날 공모가의 4배로 상승하는 '따따블'을 기록한 만큼 그 열기가 이번 IPO까지 넘어와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기관투자자 대부분 의무보유 확약 기간을 걸지 않아 개인 투자자들과 같이 상장 첫날 대거 물량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6일부터 HB인베스트먼트와 우진엔텍이, 17일부터는 포스뱅크와 현대힘스의 공모 청약이 진행된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4개 종목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우진엔텍의 경우 1263.32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기관투자자 모두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인 4900원 이상을 제시했다. 이에 우진엔텍은 공모가를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5300원에 진행 중이다.

HB인베스트먼트 역시 희망 공모가 상단을 초과한 3400원에 청약 진행 중이다.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은 838.81대1을 기록, 기관투자자 약 99%가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인 2800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포스뱅크도 800대1이 넘는 경쟁률과 함께 기관투자자들이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인 1만5000원 이상을 써내 공모가 1만8000원으로 청약이 진행될 예정이며, 현대힘스도 이에 준하는 흥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흥행은 지난달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달 6일 상장한 케이엔에스, 12일 상장한 LS머트리얼즈, 22일 상장한 DS단석 모두 수요 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으며 상장 첫날 따따블을 기록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난해 6월 신규 상장사들의 상장 첫날 가격제한폭을 공모가의 60~400%로 확대했는데 6개월만에 무려 3개가 무더기로 따따블을 기록한 것이다.

이번에 상장하는 우진엔텍도 원자력발전 사업의 전망이 밝아 일반 청약에서의 흥행이 기대되는 종목이다.

우진엔텍은 원전 가동에 필수적인 정비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며 전국 10개의 원자력 및 화력 발전소에 계측제어설비와 정비 용역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한동안 침체됐던 원전 산업이 다시 올라오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력수요 대응을 위해 원전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라며 "신규 원전 재추진에 대한 방향은 거의 정해졌고 건설 기수 규모가 정해지면 빠르게 추진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진엔텍 측 역시 투자 포인트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원전 산업의 확대 흐름을 꼽았다. 정부가 2030년까지 원전 기수를 4기 늘리고 원자력 발전 비중도 27.4%에서 32.4%로 높이기로 했기 때문에 추가 용역 수주로 외형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힘스는 HD한국조선해양이 현물출자해 설립한 조선 기자재 전문 기업으로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다만 두 고객사의 매출이 전체의 90%가 넘는다. 현대힘스 측은 두 고객사에 대한 높은 의존도 지적에 "조선업은 타 산업에 비해 고객사가 적다는 특수성이 있다"며 "국내 최대 조선사들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다"라고 답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HB인베스트먼트 온라인 기업 설명회 모습. 사진=IR큐더스 유튜브 캡쳐
지난 12일 진행된 HB인베스트먼트 온라인 기업 설명회 모습. 사진=IR큐더스 유튜브 캡쳐

HB인베스트먼트는 1999년 설립된 1세대 벤처캐피털로 지난해 기준 6197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투자포인트로 안정성과 수익성, 성장성을 내세웠다. 다양한 산업 분야의 투자로 리스크를 분산시켰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률 61.7%로 벤처캐피탈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 포트폴리오 내 디랙스, 루미르 등 기업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고 우수한 안정성과 수익성을 보유해 재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스뱅크는 포스기, 키오스크 제조 전문 기업으로 이미 해외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22년 기준 전체 매출의 75%가 해외에서 발생했으며 글로벌 고객사를 통해 맥도날드, 타코벨, 던킨도너츠 등에 납품하고 있다. 포스뱅크 측은 상장 이후 글로벌 사업 영역을 더욱 확장해 인도에는 보급형을, 유럽에는 고급형 모델을 중심으로 공략할 예정이며 파트너십을 강화해 시장점유율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공모주들의 잇따른 수요 예측 흥행은 개인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기관투자자들 마저 따따블을 비롯한 첫날 '대박'을 노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수요 예측에서 기관 투자자들은 대부분 의무보유 기간을 정해두지 않았다. 우진엔텍의 경우 전체의 약 84%, HB인베스트먼트는 약 94%, 포스뱅크는 약 95%의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이 의무보유 기간을 미확약했다. 

이에 HB인베스트먼트와 포스뱅크는 첫날 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거론되고 있다. HB인베스트먼트의 상장 직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의 약 32.14%, 포스뱅크는 약 29.75%다. 이 같은 지적에 은동욱 포스뱅크 대표는 "상장 후 유통 물량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긴 하지만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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