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캐시백의 화려한 성공, 전력생태계엔 영향없을까?
산업부, “지난해 상반기 비해 에너지 절감노력 높아져”
한전수입 감소, 베란다 태양광 위축, 절전기기사용 감소 가능
2024-07-23 안희민 기자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산업부의 에너지캐시백 사업이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려는 주택용 소비자의 심리를 직격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일각에선 에너지캐시백으로 인해 한전 수입감소, 베란다 태양광 판매 감소, 고효율 에너지기기의 감소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는 에너지캐시백을 통한 전기 사용량 절감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에너지캐시백 사업 결과 총 4만1016세대와 2774단지가 참여해 참여세대의 43.3%인 1만7765세대와 참여 단지의 44.8%인 1242단지가 절감에 성공했다.
이 수치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늘어난 수치다. 작년 하반기엔 참여세대 37.7%와 단지 17.7%가 절감에 성공했다.
절전이 증가한 요인은 ▲에너지캐시백 참여 시 보상 강화와 함께 ▲전기요금 상승으로 인한 절전의지 강화로 분석된다.
산업부는 올해 7월 에너지캐시백 보상액을 크게 늘린데서 절전 성공의 원인을 찾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에너지캐시백에 참여하는 참여자가 3% 이상 절감에 성공하면 절감량에 따라 30원/kWh의 캐시백을 지급해왔는데 특히 올해 7월부터는 캐시백 규모를 최대 100원/kWh로 대폭 확대했다.
가령, 여름철 월 전기사용량이 427kWh인 4인 가구가 에너지캐시백에 가입해 사용량을 10% 줄일 경우 월 1만4620원의 요금이 절감돼 최종요금이 6만5910원에서 형성된다. 이는 지난해 전기요금인 월 6만6690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때 절감된 요금 1만4620원엔 캐시백 3440원과 전기사용량 절감에 따른 요금감소분인 1만1180원이 포함된다.
에너지캐시백 참여자의 절전 성공 요인 중 또하나 사례는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은 상식선에서 유추가능한 것으로 부정할 순 없다.
전기요금은 2022년부터 꾸준히 올라왔다. 2022년엔 1분기엔 동결됐지만 2분기엔 6.9원/kWh, 3분기 5원/kWh, 4분기 7.4원/kWh, 2023년 1분기 13.1원/kWh, 2분기 8원/kWh 증가해 작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전기요금은 총 40.4원/kWh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진행한 에너지캐시백 사업에 참여해 절전 성공 세대와 단지에서 절감한 전기는 총 74.3GWh로, 이는 월평균 332kWh를 사용하는 4인 가구 약 1만865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략량에 해당된다.
에너지캐시백 사업이 성공적인 것은 사실이나 베란다 태양광 등 개별 가구가 전기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절전’에만 국한한 건 다른 전력공급 사업자나 에너지 기기 제조자의 사업자의 사업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
2022년 기준 주택의 전기사용량은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54%를 차지하는 산업용, 23%를 차지하는 일반용을 주택용 전기사용량이 뒤를 잇고 있다. 이런만큼 에너지캐시백 참여자 수가 늘수록 한전의 전력판매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
또 전기요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해왔던 베란다형 태양광이나 에너지절감형 가전기기 보급도 줄어들 수 있다.
산업부가 원가 수준이었던 전기요금을 불가피하게 올리며 당정협의회를 함께하는 국민의힘의 요구에 따라 ‘전기요금 폭탄’이 발생하지 않게 섬세하게 정책적으로 배려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전력산업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업계의 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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