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늘어 긁는다지만...실적 부진·불확실성에 카드사 '눈물'
카드 사용 증가에도 당기순이익 하락 가파른 금리 상승에 자금조달 발목 불투명한 하반기, 비용 감축 집중
2023-08-01 최동수 기자
◇ 금리 상승이 직격탄
이처럼 카드사들의 순익이 늘지 않은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가파른 금리 상승 여파 때문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자금조달은 주로 채권시장에서 이뤄지는데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조달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지난달 31일 여전채 AA+ 3년물 민평금리는 4.331%로 나타났다. 3월 중순까지 3%대 후반대로 떨어졌던 여전채 금리는 5월 4.008%로 다시 오르며 4%대로 재진입했고 이런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0%대였던 연체율이 올해 속속 1%대로 진입했다. 연체율이 높다는 건 카드 대금이나 카드 대출을 갚지 못하는 취약 차주들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신한카드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0.92%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3%로 상승했다. 삼성카드(0.6%→1.1%), KB국민카드(0.78→1.16%), 우리카드(0.80%→1.16%), 하나카드(0.79→1.48%)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실 리스크를 대비해 카드사들은 대손충당금을 미리 쌓아야 하고, 이는 곧 수익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각종 대출 규제 및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도 당국의 제지로 위축됐고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일찌감치 수익이 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전 분기에 비해 신용카드, 할부금융, 리스 등 영업이익 전부문의 고른 증가와 조달비용 및 대손비용이 감소했지만 판관비 증가 및 전분기 채권 매각이익 소멸 효과 등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불확실성 하반기까지…내실 강화
업계에선 이러한 카드업계의 불확실성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새마을금고발 채권 대량 매도 등으로 여전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신용판매(신판) 매출 확대가 기대만큼 어려울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어서다. 더불어 애플페이의 도입으로 삼성페이·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등 온·오프라인 간편결제사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이들 간 경쟁이 가속화하고 있다. 간편결제사를 통한 결제가 늘어날수록 카드사들은 이들에게 추가적으로 물어야 할 수수료(비용)가 늘어난다. 이에 카드사들은 공격적인 마케팅보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경영 전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하반기를 준비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리스크로 인해 수익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카드사들이 비용 감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