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이재명, ‘사퇴론’ 일축…검찰엔 “스토킹” 비판
‘낮은 지지율’ 지적엔 “선방한 것” 반박
2023-08-31 최나영 기자
◇ 이재명, ‘취임 1주년’ 모두발언서 ‘정권 규탄'에 집중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 등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을 조목조목 비판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그러면서 “사즉생의 각오로 민주주의 파괴를 막아 내겠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오늘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부터 국회 본관 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단식 투쟁을 시작하되, 공식 당무와 정무 일정은 기존대로 소화한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오늘은 무도한 정권을 심판하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첫 날이 될 것”이라며 “이념보다 민생, 갈등보다 통합, 사익보다 국익을 추구하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기필코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사법리스크? 이건 검찰 스토킹…부당하게 공격 당해”
이 대표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그동안 당 안팎에서 지적돼 왔던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비롯해 이 대표 체제에서의 민주당의 위험 요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발언을 마친 뒤 질의응답 시간이 시작되자, 이와 관련한 취재진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이 대표는 제기되는 대부분의 지적에 반박했다. 이 대표는 먼저, 기자들이 ‘이 대표 사법리스크가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사법리스크를 얘기하는데, 이건 검찰 스토킹”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 정권 들어서 2년 가까이 400번이 넘는 압수수색을 통해서 그야말로 먼지 털 듯 털고 있지만 단 하나의 부정 증거도 없다”고 항변했다. 이어 “상대가 부당하게 공격을 하는 것으로 ‘너 왜 공격당하느냐’라고 하면 대체 야당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겠나”라고 덧붙였다.◇ ‘당내 퇴진 요구 목소리’엔 “일부의 의견” 일축
이 자리에선 ‘당내에서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도 이어졌다. 이에 이 대표는 “북한 체제에서도 김정은이 물러났으면 하는 사람이 없겠나”라며 “일부의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자유로운 의견 개진이라고 생각해 달라. 마치 갈등인 것처럼 보는 것은 오히려 정당의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절대왕정에서도 당연히 왕이 물러났으면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윤석열 대통령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국민들 사이에 많은데 그러면 사퇴해야 하나”라며 “물론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면 실질적인 답과 행동을 해야겠지만, 다수가 모인 정치 집단 내에서는 언제든지 다른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재명만으로는 안 된다는 당내 목소리와 관련해 확장적 리더십은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이 대표는 “총선의 전략도 결국 얼마만큼 국민의 지지를 획득하냐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민의 삶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단 한 석이라도 이겨야 한다”고 답했다. 자신을 중심으로 지지층이 결집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누가 있으면 되고, 누가 없으면 안 되고라는 문제로 접근할 것이 아니고 백지장도 맞드는 심정으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단식해도 일은 포기 안 해…검찰 수사도 지장 받지 않을 것”
한편 이 대표는 이날부터 시작하는 단식과 관련해서는 검찰 조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도 했다. ‘단식 중에도 검찰 조사에 응할 생각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 대표는 “제가 단식을 한다고 해서 일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주어진 역할을 포기하는 일은 없다”며 “검찰 수사 역시 전혀 지장받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앞서 본회의가 없는 주간인 9월 셋째 주에 검찰 조사를 받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석열 정권을 향한 요구사항으로는 ▲민생파괴‧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사죄 ▲일본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대 입장 천명 ▲전면적 국정쇄신과 개각 단행을 제시했다. 그러면서도 ‘정부가 어떤 조건들을 수용하면 단식을 그만둘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엔 “단식에 조건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최근 국민이 겪고 있는 절망감과 현실적 어려움들에 공감하고 함께 하겠다는 뜻”이라며 “정치라는 것은 국민이 아파할 때 병원에 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고통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