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문화마케팅'에 빠진 카드사…브랜드가치 제고

'슈퍼콘서트' 등 다양한 문화마케팅 확대 "본연의 업무에 지속적 관심 필요" 지적도

2023-09-07     최동수 기자
숫자로 보는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사진=현대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카드사들이 '문화 마케팅'을 통해 자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업 가치와 철학을 문화로 전파함과 동시에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1석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드사들이 문화 관련 투자에 비해 고효율 카드를 없애는 등 본연의 업무 투자에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끊이지 않으면서 관련 마케팅에 대한 지적 역시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문화 마케팅 선두에 있는 카드사는 현대카드다. 현대카드는 자사가 직접 아티스트를 섭외해 공연을 진행하고 고객에게 티켓을 판매하는 방식의 '슈퍼콘서트'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각 테마에 맞는 전시 감상 및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디자인·트래블·뮤직·쿠킹 라이브러리', 경제·과학·문화 등 여러 분야의 연사를 초청해 강연을 개최하는 '다빈치모텔' 등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된 슈퍼콘서트의 경우 대표적인 문화 마케팅 사례로 꼽힌다. 비틀즈 멤버 폴 매카트니, 팝스타 비욘세, 샘 스미스, 영국 국민 밴드 퀸 등 유명 뮤지션들을 차례로 유치하며 화제를 모은 슈퍼콘서트는 지난 4월 진행한 브루노 마스 콘서트 역시 모든 좌석이 1시간 만에 매진되면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업계에선 '애플페이' 도입 전 현대카드를 가장 많이 알린 건 슈퍼콘서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슈퍼콘서트는 현대카드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슈퍼콘서트의 결제 역시 현대카드로 진행하면서 매출 증진 효과도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현대카드의 '문화 마케팅' 성공에 다른 카드사들 역시 미술·사진전 등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도 업계 최초로 지난 2021년 아트 사내벤처인 '아트플러스'를 출범했다. 신한카드는 '아트플러스'를 통해 매년 '아트페어'와 '아트위크'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역시 오는 22일까지 열리는 '2023 더프리뷰 아트위크 위드 신한카드(이하 더프리뷰 아트위크)'를 진행 중이다.

이번 '더프리뷰 아트위크'는 신한카드 사옥이 위치하고 있는 을지로를 중심으로 '미빠을 : 미술에 빠진 을지로'라는 주제로 열렸다. 오픈 갤러리로 꾸며진 신한카드 사옥 로비에서 지난 4월 성료된 아트페어는 '더프리뷰 성수' 인기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관객들이 직접 코스를 짜고 즐길 수 있도록 을지로 일대 갤러리 8곳의 전시 코스맵을 제공하고 문화예술 인플루언서와 함께하는 전시 탐방과 도슨트 투어도 마련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브랜드 파워와 전시 인프라를 활용해 문화예술계와 상생의 선순환을 이루고자 지속적으로 아트위크를 개최하고 있다"며 "예술의 가치와 금융을 연결해 미술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을지로 지역 문화 발전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카드도 프리미엄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한 점 하늘_김환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SEOUL) 2023' 초대권을 증정하는 '아트위크'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더불어 한국국제아트페어 관람객을 위한 휴식 공간 '디 아이디 라운지(THE iD. LOUNGE)'를 선보였다. 이 공간은 관람객들이 미술품을 감상하면서 자유롭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여유공간으로 꾸몄다. 관람객들은 다양한 오브제가 있는 포토 부스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인화하거나 '디 아이디' 에코백을 증정받고 카페에서 음료를 즐길 수 있다.

롯데카드는 '로카(LOCA)' 시리즈 출시 3주년을 기념해 사진전 '로카 인 뉴욕(LOCA in NEW YORK) : 뉴욕을 걷다'를 개최했다. 오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갤러리 인사1010'에서 열리는 이 사진전은 최초의 신용카드가 탄생한 지역으로 로카 시리즈 카드 디자인의 모티브가 된 미국 뉴욕을 담은 사진 작품 145점을 전시하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고객의 성원에 감사를 전하고 '고객의 편리함'이란 신용카드의 본질로 돌아가겠다는 철학을 나누는 자리"라며 "관람객 전원에게 작품 사진이 담긴 엽서와 북마크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을지로 사옥 및 일대에서 진행된 '2023 더프리뷰 아트위크 with 신한카드'. 사진=신한카드.

◇ 브랜드 가치 상승에 탁월한 효과

카드사의 문화 마케팅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브랜드 가치 상승 △ESG △소통 때문이다. 특히 자사 고객 혜택 강화를 넘어 문화 마케팅을 즐기는 새로운 고객 유입을 유도하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런 행사는 기업이 고객과 직접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상품과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용자들도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각 사 문화 마케팅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며 만족감을 드러낸다.

또 문화 마케팅을 통해 어렵게만 느껴졌던 기업과 소비자의 소통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 문화 마케팅 선두 주자인 현대카드의 정태영 부회장 인스타그램 게시글에는 '문화마케팅은 역시 현카', '슈퍼콘서트는 실망을 시키지 않네요', '역시 젊은 트랜드를 읽는 현대카드'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롯데카드의 '로카 인 뉴욕' 사진전을 놓고도 '로카가 롯데카드의 브랜드인지 처음 알았다' , '전시가 너무 좋다', '뉴욕을 인사동에서 만날 수 있다니 귀한 시간이었다' 등의 긍정적인 반응들이 쏟아졌다.

더불어 문화에 투자를 한다는 이미지와 사회적 가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것도 '문화 마케팅'의 장점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ESG 중 S에 해당하는 '사회' 측면에서 문화는 떼놓을 수 없다"며 "결국 전 세계적 추세에 발맞출 수 있는 마케팅"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전업카드사들이 결제 시스템에 대해 본분을 잊고 문화 마케팅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카드사들이 본업에 집중하지 않으면서 '애플페이'·'삼성페이' 등에 의해 간편결제 시장에서도 밀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불황 속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건 좋지만 가맹점수수료 인하 등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문화 마케팅은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며 "본업에 충실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