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는 尹대통령, 귀국과 함께 비대위 여당·추가 개각 등 과제 산적
네덜란드 3박5일 국빈방문 마치고 15일 귀국 방한중인 IMF 총재 접견 시작으로 일정 돌입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박5일간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15일 귀국했다. 이번 순방에서 양국의 '반도체 동맹'을 공식화하고 경제·안보·산업 분야의 양자 협의체를 신설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지만, 여독을 풀 새도 없이 산적한 국정 현안을 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기현 국민의힘 전 대표의 사퇴에 따른 여권 재정비 방안과 함께 추가 개각, 새해 예산안 처리에 몰두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야당이 오는 28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한,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을 놓고도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비가 내리면서 환영 행사는 서울공항 2층 실내 행사장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권한대행과 김대기 비서실장, 한오섭 정무수석, 장호진 외교1차관 등이 자리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은 김기현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번 순방 기간 김대기 비서실장은 서울 성북구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를 찾아 기술인재 양성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이관섭 정책실장은 서울 송파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찾아 물가 동향을 점검했고, 장상윤 사회수석은 경기 반월공단을 찾아 중소기업들의 애로를 청취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기현 전 대표의 당대표직 사퇴에 따라 총선 준비를 위한 지도 체제 정비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환영 인사들에게 “수고했습니다”, “고생 많았어요”라고 건넨 뒤 곧바로 자리를 떠났다. 올해 마지막 정상외교를 마친 윤 대통령은 산적한 국내 현안을 살피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이날 오후에는 방한 중인 크리스 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접견하는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최대 현안은 여권 재정비다. 국민의힘은 최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김기현 전 대표까지 '주류 희생'의 길을 선택하면서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상태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한오섭 정무수석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런 이야기는 못 들었다"며 일축했다.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윤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다. 비대위원장은 당의 고유 업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지닌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대통령실과 논의를 거쳐 결정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후보군으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등이 언급되고 있다.
외교·안보 라인 개편을 중심으로 한 추가 개각도 당면과제다. 윤 대통령은 공석인 국가정보원장을 지명하는 데 이어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대한 추가 개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장에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부 장관 자리에는 주스페인대사와 주유엔대사를 지낸 조태열 전 외교부 2차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장관은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28일 본회의 처리를 공언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을 두고도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받아들일 시 야권의 파상공세 등의 부담을 안아야 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협력을 명시적인 '동맹'으로 격상하고,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의 대(對)한국 투자를 끌어냈다. 소재·장비 강국인 네덜란드가 동맹을 맺으면서 설계→소부장(소재·부품·장비)→제조까지 전 주기에 이르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동맹'이 완성됐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올해 13회의 해외 순방을 모두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