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친윤'(친 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주류 희생' 핵심 대상으로 여겨졌던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주류 의원들의 수도권 험지 출마나 불출마 움직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역사의 뒤편에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가슴이 많이 아프다. 의원직 미련도, 정치에 대한 아쉬움도 아니다. 한결같이 응원해 준 사상구민들께 죄송하기 때문"이라며 "평생 살면서 하늘같은 은혜를 갚겠다"고 본인의 지역주민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또 한번 백의종군의 길을 간다. 이번에는 제가 가진 마지막 공직인 의원직"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승리보다 절박한 것이 어디 있겠느냐. 총선 승리가 윤석열 정부 성공의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가진 마지막을 내려놓는다. 버려짐이 아니라 꾸려짐이라고 믿는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 부족하지만 저를 밟고 총선 승리를 통해 윤 정부의 성공을 이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장 의원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인적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치켜세웠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과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서 희생하는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박지훈의 뉴스킹'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적절한 시기를 택한 것 아닌가"라며 "장 의원이 윤석열 정부를 어떻게든 성공시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것 내려놔야겠다는 의지를 가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장 의원은 총선 승리의 밀알이 될 것"이라며 "멋진 결단을 환영한다"고 적었다.

장 의원이 혁신위의 '주류 희생' 요구를 가장 먼저 수용한 만큼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불출마, 험지 출마의 대상으로 꼽힌 중진과 친윤계 등 주류 의원들에 대한 거취 압박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상범 의원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지도부도 필요하다면 결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 쇄신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분명하고 확실한 방법이 당 지도부의 교체이고 당 대표의 희생과 결단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장 의원이 윤석열 정부 성공을 가장 바라는 분이고, 대통령을 위한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김 대표도 불출마한다는 게 기정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