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특검법 거부권 행사' 尹대통령, 제2부속실·특별감찰관 부활시키나
쌍특검법 정부 이송 하루 만에 거부권 행사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야당이 강행 처리한 이른바 '쌍특검법'(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대장동 50억 클럽 특별검사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28일 쌍특검법이 국회 본회의 통과한 지 8일 만이자, 법안이 정부로 이송된 지 하루 만이다. 대신 사라졌던 제2부속실과 특별감찰제 추진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던 만큼,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거부권이 의결된 직후 이를 재가했다.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거부권 의결 24분 만에 브리핑을 열고 쌍특검법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사를 막기 위한 방탄용이자, 총선용 여론 조작을 위해 만들어진 악법(惡法)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실장은 "헌법상 의무에 따라 대통령은 오늘 국회에 두 가지 총선용 악법에 대한 재의를 요구했다"며 "특검 법안들은 총선용 여론 조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져 많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먼저 이 실장은 '대장동 50억 클럽 특별검사법'에 대해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방탄이 그 목적"이라면서 "여당 특검 추천권을 배제하고 야당만 추천해 친야 성향 특검이 수사한다면 진상이 규명될 리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 결과를 뒤집기 위한 진술 번복 강요, 이중 수사, 망신 주기 조사, 물타기 여론 공작을 할 것도 뻔히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대해선 "(윤 대통령과) 12년 전, 결혼하기도 전 일로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한 사건"이라며 "검경 등에서 특검에 수백 명의 인력이 차출될 경우 법 집행기관들의 정상적인 운영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 뻔하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김 여사와 관련한 특검법을 거부하는 것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거부권 행사 요지가 헌법적 가치 훼손하는 여러 문제가 있는 법안이어서 재의를 요구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주당이 쌍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겠다고 예고한 데 대해선 "그건 국회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쌍특검법 거부권 행사의 대안으로 제기됐던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제 추진 가능성을 열어놓기도 했다. 단 여야 합의와 국민적 요구를 전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제2부속실 설치를 검토하고 있냐는 질문에 "대통령께서 선거 기간 중에 공약으로 제2부속실을 설치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셔서 지금까지 설치하지 않았던 것"이라며 "국민 대다수께서 설치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시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의 일정과 수행 업무 등을 담당해 왔다. 윤 대통령은 당선 이후 대통령실 슬림화 기조와 함께 영부인에 대한 과도한 의전을 줄이겠다면서 이를 폐지했다.
이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임명 문제에 대해선 "지난 8월에도 국회 답변에서 여야 합의로 특별감찰관을 추천해서 보낸다면 저희는 지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여당은 민주당이 북한 인권재단 이사 추천에 협조한다면 특별감찰관제에도 협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은 2014년 박근혜 정부 때 신설된 직위다.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무원의 비리를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문재인정부는 이 자리를 5년 내내 공석으로 뒀다. 이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은 처음이자 마지막 청와대 특별감찰관이 됐다.
윤 대통령이 숙려 기간(정부 이송 후 15일) 없이 정부로 넘어온 법률안에 대해 즉각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회에서 (쌍특검법안이) 이송된 것은 정상적인 속도로 왔다"며 "우리도 검토해 와서 특별히 심사숙고할 일은 없고,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는 조항은 신속히 입장을 밝히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