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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걱정? 필요 없습니다'

2015년 준공해 300년 관리…2차·3차 처분장 건설 중 고준위 방폐장 특별법은 정쟁으로 여전히 공전 중

2024-04-29     안희민 기자
지난 26일 기자가 방문한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의 지하처분장 사일로로 진입하는 입구. 사진=원자력환경공단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국회에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처분장(방폐장) 특별법 제정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모든 토목기술이 집대성된 국내 유일의 방폐장인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9년째 제 역할을 묵묵히 수행해오고 있다.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릉이 바라다 보이는 곳에 구축된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원자력환경공단이 지난 2014년 12월 1단계 처분시설(동굴처분시설) 사용승인을 취득하고 이듬해인 2015년 8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총면적이 206만㎡로 200ℓ 드럼통 80만개를 이 곳에 수용할 수 있다. 

지난 26일 취재단을 맞이한 원자력환경공단 홍보팀 지혁진 차장은 “원자력환경공단은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을 지난 2015년부터 운영하기 시작해 300년 동안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행은 단어 ‘300년’이 주는 무게감에 순간 침묵했다. 일반적으로 중저준위 폐기물은 300년이 지나야 더는 방사성 물질을 방출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에는 △인수저장시설 등이 있는 지상지원시설 △1단계 동굴처분시설 △2단계 표층처분시설 △3단계 매립형처분시설이 들어서 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이곳에 원전에 사용했던 옷가지, 장갑이나 필터 등 비교적 방사능 오염 정도가 사용후 핵연료보다 덜한 중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중삼중 방호장치를 구비했다. 인수저장시설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호유리를 두께 40cm로 제작했으며 방사선 투과를 막기 위해 납을 섞었다.

인수저장시설에는 중저준위 방폐물이 잠시 거쳐가는 곳이나 방사선량이 자연상태보다 5배 높았다. 인수저장시설 관람구역에서 원자력환경공단 직원이 작업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직원 뒤편의 디지털 숫자를 통해 방사선량의 세기를 알 수 있다. 사진=원자력환경공단 제공

원자력환경공단은 인수저장시설의 저장고 내부에는 주황색과 노란색으로 색칠한 드럼통을 쌓았다. 저장고 내부의 실시간 방사선량은 5.305µSv/hr였다. 관람구역은 자연상태 방사선량인 0.098µSv/hr보다 약간 높은 0.144µSv/hr를 기록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인수저장시설에 잠시 쌓아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드럼통을 1단계 동굴처분시설로 옮겨 최종적으로 처분한다. 지 팀장은 커다란 문 2개가 지상에 드러난 1단계 동굴처분시설에 운영동굴(길이 1415m)과 건설동굴(길이 1950m)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운영동굴을 통해 중저준위 폐기물을 지상에서 지하 처분시설로 운반한다. 건설동굴로는 건설기자재를 운반하고 ‘버럭’이라고 불리는 쇄석(자갈)들을 빼낸다. 동굴 끝에는 ‘사일로’라는 처분고를 6개 설치했다. 중저준위 폐기물 드럼통을 넣은 콘크리트 처분용기를 크레인으로 옮겨 사일로에 최종적으로 묻는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사일로를 콘크리트 처분용기로 채운 후 돔형 구조의 천장까지 쇄석으로 가득 채우게 된다. 그리고 사일로 입구를 콘크리트 플러그로 막고 다시 한번 동굴 진입로를 쇄석으로 밀봉할 계획이다. 이런 상태에서 300년간 관리하는 것이다. 

동굴처분장 사일로에 중저준위 폐기물을 처분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모형. 사진=원자력환경공단 제공

원자력환경공단 홍보팀 김민수 차장은 “국제에너지기구(IEA) 관계자가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의 사일로 내부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 관계자가 고준위 폐기물을 묻을 계획이냐고 물어봤을 정도로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은 완벽하게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경주 방폐장의 2단계 표층처분시설과 3단계 매립형처분시설은 아직 공사가 한창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은 2017년 12월 중저준위 방폐물 표층처분시설 부지의 정지작업를 완료하고, 지난해 7월 건설·운영 허가를 취득해 본공사에 착수했다. 표층처분시설과 매립형처분시설에선 저준위 폐기물과 극저준위 폐기물을 처분할 계획이다.

원자력환경공단이 건설 중인 2단계 표층처분시설. 사진=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