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 기류에 물밑 경쟁과열…與 당권레이스 본격화
나경원·윤상현·유승민·김재섭 저울질…안철수 불출마 유승민 29%·한동훈 27%…與지지층에선 한동훈 59% 선두 당대표 기탁금 6000만원으로 하향…결선투표제 도입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 등록을 일주일 앞두고 당권 구도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차기 당권 주자들의 활발한 물밑 움직임이 포착되는 가운데, 이들의 세력화 과정에서 초선 및 원외 인사들의 갈등 조짐도 읽힌다.
17일 여권에 따르면 차기 당권 주자들은 오는 23일 후보 등록을 위해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권력 구도는 친윤(친윤석열계)과 친한(친한동훈계), 비윤(비윤석열계)으로 재편된 양상이다. 특히 한동훈 전 위원장과 비윤계 나경원 의원은 최근 가까운 원내·외 인사들을 만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한 당내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차기 당권 주자들의 물밑 경쟁이 일부 계파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라며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다가오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것을 실감한다"고 전했다.
당권 주자들의 '정치적 우군' 확보 과정에서 이미 치열한 물밑 경쟁이 일고 있는 것이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지도부가 해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최고·청년최고위원 후보군도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위원장의 최고위원 러닝메이트 후보로는 장동혁 원내수석대변인과 김형동·박정하·한지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친윤계에선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조정훈·신동욱·김정재·유상범·김민전 의원 등이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친윤계 쪽에선 '어대한(어차피 당대표는 한동훈)' 기류가 굳어지자, 최고위원을 통한 당 주도권 확보를 꾀하려는 구상이다.
◇ 한동훈은 '이재명 때리기'…나경원은 '전통 지지층' 표심 공략
한 전 위원장은 '이재명 때리기'에 연일 나서며 야당 대표 대항마로서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언론인 검찰 애완견’ 발언을 겨냥, “‘애완견’ 운운하는 비뚤어진 언론관은 가짜뉴스 못지않게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노무현 재단 계좌추적’ 관련 발언으로 벌금형을 확정한 것에 대해서도 “저는 비록 가짜뉴스들의 피해자이지만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재갈법 등으로 언론을 '애완견'처럼 협박하려는 시도에는 단호히 반대한다”고 적었다.
나 의원은 전통 지지층 표심을 호소하고 나섰다. 그는 “국민의힘은 누가 뭐래도 성공과 번영, 자유와 민주, 위대한 대한민국을 이끌어 온 역사의 줄기다. 우리가 더 강해지고 단단해지고 결연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어대한'에 기탁금도 하향했지만…전대 흥행은 우려
나 의원을 제외하고는 굳어진 ‘한동훈 대세론’에 출마를 망설이는 분위기다. 당장 원내에서는 윤상현·김재섭 의원이, 원외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출마를 저울 중이지만 유력 당권 주자였던 안 의원은 이날 “전당대회보다 대한민국을 위해 더 시급한 과제들에 집중하겠다”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뉴스1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존칭 생략)에서, 유승민 29%, 한동훈 27%로 접전을 벌였다. 이어 안철수 10%, 나경원 9%, 원희룡 6%, 김재섭 2%, 윤상현 1% 순이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 한해서는 한동훈 59%로 압도적 선두를 달렸고 이어 원희룡 11%, 나경원 10%, 안철수 7%, 유승민 6%, 김재섭 1%, 윤상현 1%로 나타났다. 보수 지지층으로 한정했을 때도 한동훈 44%로 1위에 올랐고 유승민 14%, 나경원 10%, 원희룡 10%로 조사됐다.
한 전 위원장을 향한 친윤(친윤석열)계의 집중 견제도 이어지고 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어대한’ 어조에 대해 “당원을 모욕하는 말”이라며 “표심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대세론은) 일부 언론에서 몰아가는 하나의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모든 논의가 한동훈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은 바람직해 보이진 않다"라며 "전당대회 시기부터 당헌·당규 개정 내용까지 '한동훈 띄우기냐, 한동훈 견제냐'로 흘러가는 것은 안타까운 부분"이라고 전했다.
당은 전당대회 흥행 실패를 우려한 듯 입후보 허들을 낮추며 제도 정비에 나섰다. 당 대표 입후보 기탁금은 현행 9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고, 과반득표자가 없을 시 결선투표를 치르기로 했다. 후보자가 만 45세 미만일 경우에는 50% 감면 혜택을 받는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