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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팬덤, 이재명 '개딸'처럼 대권가도 열까

韓 당 대표 출마에 국회 소통관 앞 결집 韓 팬덤 '위드후니', 李 팬덤 '개딸'급 평가 韓, 대권 도전 여부에 "지지층 열망 응해야" "당심·민심 괴리, 정치퇴보 경계해야"

2024-06-23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치고 지지자 응원을 받으며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4.6.23.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어대한! 한동훈!"

23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앞은 흡사 아이돌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팬덤 '위드후니'(네이버 팬카페 명)가 아침 일찍부터 한 전 위원장의 당 대표 출마를 응원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함성을 쏟아냈다.

주로 50~60대 중년 여성들로 보이는 지지자들은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흰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결집했다. 소통관 안팎은 이들로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붐볐다. 서울 낮 최고 기온 31도 무더운 날씨에도 응원봉, 현수막, 카메라, 손팻말, 꽃다발 등 갖가지 아이템으로 무장한 상태였다. 팻말에는 '그리웠다 한동훈' '국민 사랑 한동훈' '나타났다 한동훈'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앞서 위드후니 팬카페에선 공지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동훈 투어 첫 출발을 알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선 한 전 위원장을 응원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 앞에서 결집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한 전 위원장의 출마 회견 시각인 오후 2시가 다가올수록 인파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한 전 위원장이 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길엔 꽃다발을 전해주고자 서로를 밀치는 소동이 빚어지는가 하면, 인파에 밀려 넘어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들은 같은 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지지자들과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 전 위원장 지지자들이 "한동훈"을 외치자, 원 전 장관 지지자들은 "원희룡"을 외치며 맞섰다. 다만 규모부터 남달랐던 한 전 위원장 지지자들의 함성은 압도적이었다. 

23일 국회 소통관 밖에 모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층. 

◇ 韓, 지지층 등에 업고 대권 나설까…"지지층 열망은 이길 후보"

대형 팬덤 위드후니는 당내 조직력이 약점으로 꼽히는 한 전 위원장에 큰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의 팬클럽 회원 수 기준으로는 이재명 대표('재명이네 마을' 약 20만6000명) 다음으로 큰 규모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당 대표 출마 선언 뒤 기자들과 만나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지지층들의 큰 열망은 이길 수 있는 대선 후보다. 지지층 입장에선 양보할 수 없는 것"이라며 "그게 누가 되든 간에 만약 그 시점에서 어떤 조치가 없으면 그 사람이 대권후보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그 조치에 응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사실상 한 전 위원장에 힘을 싣고 있는 지지층의 입김을 부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간 한 전 위원장의 지지자들은 한 전 위원장의 비대위원장직 사퇴 이후 목격담 정치 등에 앞서며 언론 주목도를 높이는 역할을 해왔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은 "우리 당은 민주당처럼 어떤 특정인을 위해서 규정을 당헌과 당규를 쉽게 바꾸는 정당은 아니다"라고 경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을 마치고 지지자 응원을 받으며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4.6.23. 사진=연합뉴스 

◇ 개딸정치 닮아갈까 우려도…"민심·당심 괴리로 정치퇴보"

개딸(민주당 강성지지층)을 등에 업은 민주당식 팬덤정치를 하진 않겠다는 것인데, 강성 팬덤정치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총선 국면에서 한 전 위원장이 직접 비판했던 민주당의 '개딸 팬덤정치'의 병리적 현상이 '위드후니'를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탓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당내 조직력이 약한 정치인에 전투력과 행동력, 결집력을 보여주는 팬덤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극단적 소수(강성 팬덤)가 다수를 지배하는 현실에 민심과 멀어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한동훈 전 위원장의 대표 출마나 이재명 대표의 연임은 각 당의 지지층에서만 보면 찬성 여론이 높지만, 일반 국민 대상으로 넓히면 반대 여론이 심한 것이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팬덤정치의 순기능도 부정할 순 없지만 '양날의 검'같은 것이다. 정치 퇴보를 막으려면 민심에 늘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팬카페 위드후니는 총선 전 1만8000여명에서 이날 낮 12시 기준 약 8만4000여명으로 늘었다.

한편 한 전 위원장은 선거 캠프 실무에 착수하고 언론 공지용 단체 대화방을 개설했다. 한 전 위원장의 캠프 이름은 '시작 캠프'로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1시간 간격으로 당 대표 릴레이 출마 선언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이 공식 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 4·10 총선 참패에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비대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이후 두 달여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