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2025년도 '주요 연구개발(R&D) 사업' 예산이 24조8000억원 규모로 결정됐다. 올해(21조9000억원)보다 13.2% 늘어난 수준이다. 대통령실은 과학기술혁신본부 편성 시점을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산을 대폭 삭감하기 직전인 2023년과 비슷해 원상회복에 가까운 만큼, '조삼모사(朝三暮四)'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상욱 대통령실 과학기술수석은 27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늘 국가과학기술 심의회를 통과한 내년도 주요 R&D 예산은 올해 주요 R&D 예산 21조 9000억원 대비 13.2% 늘어난 약 24조 8000억원 규모로, 과학기술혁신본부 편성 시점 기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도 정부 총예산 증가율이 4%선으로 예측되는 것을 감안하면, 재정 여력이 정말 없는 데도 최선을 다해 큰 폭으로 증액한 것"이라면서 "기획재정부에서 편성할 일반 R&D 예산 등이 추가되면 2025년도 정부 R&D 총규모는 이전까지 최대였던 2023년도의 29조 3000억원을 넘어, 30조원에 육박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은 "오늘 발표된 주요 R&D 예산은 2023년도보다는 조금 큰 수준"이라면서도 "내용상으로는 환골탈태에 가깝게 달라져, 복원이나 회복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박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이 강조한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의 투자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AI-반도체 분야, 첨단 바이오 분야, 양자 기술 분야다. AI R&D 1조1000억원을 포함해 모두 3조40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박 수석은 내년도 우주 분야 예산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5월 우주항공청이 문을 연 만큼, 우주 경제 실현을 위한 투자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박 수석은 미래 원전 산업을 선도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혁신형 소형모듀원자로(SMR) 4세대 원전 등 차세대 원전 기술과 관련한 예산을 2023년도 대비 2배 이상 늘려서 편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이 내년도 R&D 예산이 증액된 것을 두고 '자화자찬(自 自讚)'에 나섰지만, 만족스러운 반응이 뒤따를진 미지수다. 2023년도 예산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나눠 먹기식, 갈라먹기식 R&D는 제로 베이스에서 재검토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결과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 예산안이 올해 9월 국회를 통과해야 확정이 된다며 이젠 '국회의 시간'"이라면서 "우리 국회 상황에서 봤을 때 이 R&D 예산 부분은 여야 합의로 잘 지켜주실 것이다. 심지어는 더 증액해 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과학계의 비효율을 고치기 위해 힘썼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과학기술수석실이 출범한 이후 윤석열 정부의 과학기술 전략을 새로 다 손 봐서 세팅했다"며 "(내년도 예산안은) 그에 맞춰서 일관되게 편성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내년도 R&D 예산과 관련해해 "우리 정부의 과학기술에 대한 진정성과 (예산) 대폭 증액의 진심을 국민에 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