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용구 기자]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과 영풍이 황산 취급을 놓고도 정면충돌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과 영풍은 황산 취급대행 계약 갱신을 두고 소송전에 돌입했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계약 갱신 거절에 대해 '불공정거래행위 예방청구 소송'을 지난달 20일 제기했다고 3일 밝혔다.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고려아연이 공정거래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 2일에는 거래거절금지 가처분도 제기한 상태다. 

이에 고려아연은 위험의 외주화를 강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고려아연은 반박자료에서 “영풍의 사정을 배려해 유예기간 제공을 논의했으나 영풍측은 7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면서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일방적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무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정거래법 위반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오히려 최대주주인 영풍으로부터 부당하게 각종 위험물 처리와 부담을 떠넘겨 받았다”며 일축했다. 그동안 영풍의 압박 때문에 고려아연의 책임으로 위험물을 처리해 온 상황에서 거래상 지위를 가진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고 했다.

황산은 양사의 사업영역인 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독성 부산물로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 아연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영풍은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에서 배출된 황산을 온산항으로 수송 처리하는 과정에서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의 황산 탱크와 파이프라인을 유상으로 이용해왔다.

하지만 고려아연은 지난 4월 영풍에 황산 취급대행 계약 갱신 거절을 통지했다. 황산 관리시설 노후화 및 유해물질 관리에 따른 법적 리스크 등을 거절 이유로 들었다. 

영풍측은 “고려아연의 황산취급대행 거절로 온산항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영풍은 황산을 수출할 수 없어 아연 생산에 적지 않은 차질을 받게 된다”며 “자체 황산 수출설비를 마련하려고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았다”고 했다. 또 “합의점을 찾아보려 했으나 고려아연의 거절로 무산됐다”고 덧붙였다. 

영풍그룹은 그동안 장씨(영풍)와 최씨(고려아연)로 이뤄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후 갈등이 격화된 상황이다.

고려아연은 최근 두 회사의 비철금속 유통을 맡고 있던 서린상사의 경영권을 확보하며 영풍과의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