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손해액 1300억 악몽..손보사들 본격 장마철 앞두고 대응 체제 돌입
장마철 본격 시작에 선제적 대응팀 가동 손해율 상승 막기 위해 사고 최소화 집중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여름 장마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손해보험사들도 차량 침수 피해나 인명 사고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비상대응팀을 가동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사고를 대비하기 위해 침수 위험 안내메시지를 발송하는 등의 대비책을 마련했다.
업계에선 장마 피해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향후 보험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보험료 인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비상 대응을 통해 사고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본격적인 장마철을 대비해 차량 침수 피해를 줄이고자 침수 예방 비상팀을 운영한다. 비상팀은 집중호우로 인한 긴급상황 발생 시 고객 동의 하에 관공서와 공조해 침수 위험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맡고 위험지역 사전 침수 예방 활동을 할 예정이다.
침수 전 사전 조치 역시 활성화한다. 둔치 주차장 침수를 대비해 사전 순찰 활동을 강화하고 콜센터에서는 기상 및 위험 상황을 수시로 고객들에게 안내할 계획이다.
현대해상은 고장출동자와 연계해 차량 대피 알림 시스템을 활용한 침수 위험 차량 사전 알림 서비스 운영하고 있다. 또 하이카프라자 긴급 견인지원단 전국망 정비와 비상 연락망 등 업무분장을 정비했고 지역별 차량 집결지를 확보했다.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사고 데이터 분석 연구를 통해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침수 발생 시 해당 지방자치단체 재난 대응부서와 현대해상 현장출동 관리부서 등에 수위 정보를 공유해 침수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DB손해보험도 비상 대비 태세를 갖췄다. 차량 약 67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전국 156개소의 차량보관소를 확보했으며 캐노피, 현수막, 고객안내문 등 45개 지원 물품을 포함한 재난지원물품을 구비했다.
KB손해보험도 여름철 집중호우와 태풍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침수차량 보상과 고장출동 서비스 급증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혹서기 비상 대응 프로세스'를 운영하고 있다. KB손보는 손해 발생 정도에 따라 △사전 준비와 예방 단계 △초기 관제 단계 △현장 관제 단계 △비상 캠프 단계로 비상 대응 단계를 세분화해 신속한 복구 지원에 나선다.
금융당국도 △보험사 △보험개발원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구축한 '긴급대피 알림 서비스'를 지난달 28일 개시했다. 자동차보험 가입 정보를 활용해 침수와 2차 사고 위험 차량이라면 가입 보험사나 하이패스 여부와 무관하게 대피 안내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여름 예년보다 많은 비가 전망되면서 차량침수사고 위험성이 높다"며 "보험사의 '차량 대피 알림 서비스' 등을 통해 차량침수사고 예방을 위해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손해율 상승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비 태세
손보사들이 침수 피해 등 장마철 사건 사고에 적극적으로 대비하는 이유는 장마 피해로 인한 손해율 상승이 보험사 실적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손해율 상승은 자연스럽게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되면서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행정안전부의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 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여름철(6~8월)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2만7266건으로 연간 빗길 교통사고의 41%가 이 시기 집중됐다. 특히 7월에는 연중 가장 많은 1만325건의 빗길 교통사고가 발생해 177명이 사망하고 1만5406명이 다쳤다.
특히 올여름은 예년보다 더 많은 양의 비가 예상되면서 보험업계는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장마 초반 평균 강수량이 368.6mm로 이미 평년의 3배가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장마가 시작된 서울·경기 지역은 이달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을 확률이 50%에 달한다.
이에 손보사들은 7월부터 8월 사이 손해율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급한 보험금을 수입보험료로 나눈 값으로 업계는 적정 손해율을 80%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이미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8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3.9%로 사실상 적자 구간에 진입하면서 장마의 영향까지 고려하면 보험사들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될 경우 침수 차량 등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동차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리스크를 반영한 환경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보험사들은 자체 시스템을 활용하고 협회는 정부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침수 위험 최소화를 위한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 손해보험 사회공헌협의회도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와 함께 집중호우 시 피해가 예상되는 침수취약지역 반지하 주택 등에 거주하는 주민과 복지기관 등을 대상으로 물막이판과 역류방지 시설 설치 등에 총 30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재난 피해 예방 사업뿐 아니라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제공, 재난취약지역 풍수해보험 지원 등 재난 발생 시 피해 보상 및 복구를 지원하는데도 7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사업을 시행 중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 2022년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로 인해 1300억원이 넘는 손해액이 발생했다"며 "올해 역시 많은 비가 예상되는 만큼 손해율 상승을 막기 위해 보험사 자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