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 강화·합리적 가격 갖춰 이달 출시
전용 장례 서비스 등 혜택 강화
장기·일반 보험 두고 의견차 좁혀야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서비스 개시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던 펫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이달 출시된다. 보험사들은 예상과 달리 큰 인기를 끌지 못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반면교사로 삼아 펫 보험의 보장은 강화하고 가격은 동결해 1%에 불과한 가입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서비스 출시에 앞서 일반보험과 장기보험의 판매를 놓고 보험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출시 이후에도 표준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보험사 간 합의를 신속하게 진행해 시장 확대를 꾀한다는 목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사들은 이달 중순 펫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하기로 하고 보험료율과 수수료율 등에 대해 막바지 조율 중이다. 해당 서비스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플랫폼에서 다양한 보험사의 펫 보험 상품을 비교해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 주는 서비스다.
이에 앞서 보험사와 금융당국은 지난 1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서비스 개시 이후 한 달간 실제 가입한 이용자는 6000여명에 그치면서 '실패'라는 평가가 많았다.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부진에 대해 자동차보험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손보사들이 기존 사이버마케팅(CM) 요율이 아닌 별도의 플랫폼(PM) 요율을 적용하면서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가입하면 각 보험사 온라인 다이렉트 가입보다 비싼 가격을 부담해야 했고 이러한 이유가 가입 자체를 막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펫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 온라인 채널과 같은 요율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이 플랫폼에 내는 수수료는 대면 모집 수수료의 20%로 논의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플랫폼이 수취하는 수수료를 단기보험은 대면 모집 수수료 대비 33% 이내로 장기보험은 15~20% 이내로 제한한 바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펫 보험 활성화를 위해 보험사들도 보험료나 수수료를 최대한 맞추려고 한다"며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보험사가 그렇게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펫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보험사들은 펫 보험을 새롭게 출시하거나 기존 펫 보험의 보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삼성화재는 반려견 의료비를 최대 300만원 보장하는 펫 보험을 출시했다. 또 특약에 가입하면 반려견 사망 시 삼성화재의 전용 장례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KB손해보험도 KB국민카드와 함께 '마이펫카드'를 출시해 가입자가 보험료를 카드로 결제하면 20% 할인해 주는 혜택을 내세웠다. 현대해상은 펫 보험 가입 대상을 반려견에서 반려묘로 확대했고 DB손해보험은 차량에 탑승한 반려동물의 피해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일부 보험사는 두 번째 비교·추천 서비스로 펫보험을 가입할 경우 수수료를 보험사가 직접 부담하는 방안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혜택 강화보단 상품성을 강화하고 가격을 인하해 고객을 끌어모으겠다는 심산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1%대의 펫 보험 시장을 비교·추천 서비스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결국 초반 가입자를 잡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블루오션' 잡겠다면서도 보험사 간 이견 좁혀야
보험사들이 펫 보험 보장을 강화하는 이유는 비교·추천 서비스를 발판 삼아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려동물 수 대비 펫 보험 가입률은 현재 1.4% 수준으로 매우 낮은 상황이다. 그간 펫 보험은 보험료 대비 보장 범위가 좁아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고객 대다수가 사용하는 플랫폼과 함께 '블루오션' 시장을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일어날 펫 보험 시장의 변화도 주요 관심사다. 현재 펫 보험 시장은 메리츠화재가 점유율 1위를 지키고 다른 보험사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지만 가입률이 1% 수준에 불과해 비교·추천 서비스로 고객 유입이 많아지면 타 보험사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펫 보험 활성화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노리고 있다"며 "비교·추천 서비스를 통해 최소한 10%까지 점유율을 올리면 보험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보험 형태에 대한 보험사 간 이견을 좁혀야 하는 숙제가 남아있다. 펫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애당초 4월 말에서 5월 초에 오픈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손보사들이 장기보험과 일반보험을 놓고 어느 상품을 판매할지 확정을 짓지 않아 일정이 다소 지연되며 이달로 출시가 미뤄진 바 있다.
실제 삼성화재의 경우 장기 보험 형태로 상품을 탑재할 대부분의 손보사와 달리 일반 보험으로 상품을 탑재한다는 방침이어서 서비스 출시까지 상품 조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막바지 진통이 예상된다. 3년 이상의 장기 보험과 달리 단기 보험은 가입 기간 이후 재가입해야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 상품 보장 범위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담보를 단순 관절질환이나 피부병 등으로 가볍게 구성하고 싶은 회사가 있는 반면 입·통원비와 수술비까지 상품을 폭넓게 설계하고 싶은 보험사도 있다. 이에 일각에선 금융당국 정책 기조를 위해 상품을 억지로 비교·추천 서비스에 맞추려다 보니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와 더불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점점 늘고 있지만 펫 보험 가입에 대한 필요성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돼도 시장은 반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 보험을 필요로 하면서도 정작 가입은 망설이는 경우가 많다"며 "설계사가 고객을 설득해서 보험 가입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이 없다 보니 비교·추천 서비스가 '게임 체인저'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은 대부분의 보험사가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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