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빗썸경제연구소가 내년은 가상자산 규제의 초석을 다지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27일 빗썸경제연구소는 '2023년 가상자산 정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내다봤다. 빗썸경제연구소는 우선 미국에서 내년도 가장 주목해야 할 이벤트로 리플과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소송이라고 진단했다. 

소위 '리플 소송'은 리플을 증권으로 간주한 SEC가 소를 제기한 것으로, 현재 약식판결 신청에 대한 판사의 승인과 판결이 남아있다. SEC가 승소할 경우 다수의 알트코인이 증권으로 분류될 수 있으며, 이 경우 SEC가 관할하는 자본시장 규제 영역으로 들어와 공시·불공정거래·영업규제 등에 직면할 수 있다. 

반면 리플이 승소한다면 가상자산은 규제 수준이 낮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 관할에 놓일 가능성이 크고, 규제 리스크 해소로 리플을 포함한 여러 알트코인에 호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빗썸경제연구소는 리플 소송 결과는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

연구소는 또한 현재 미 의회에 계류된 가상자산 규제 법안의 연내 통과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내년 1월 3일 미국 상하원 회기 종료 시 현재 법안들은 모두 자동으로 폐기되며 새로운 의회에서 가상자산 규제의 판을 다시 짜야 한다. 

지난달 8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 결과 상원은 민주당이,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해 상하원 집권당이 각각 다른 점과, 역대 금융위기 이후 미 의회의 후속 대책 입법 마련 경과시기 등을 고려하면 미국의 가상자산 법안은 빨라도 내년 말에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내년 초 새로 구성되는 미 의회는 출범 즉시 가상자산 법률 마련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는 관측했다. FTX 사태 이후 정당, 이념을 떠나 규제 마련을 역설하는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판단에서다. 

빗썸경제연구소는 미국 가상자산 입법과정에 다소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범정부 차원에서 가상자산 규율 프레임워크를 마련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춘 법안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는 국내의 경우 올해 금융당국과 국회를 중심으로 전개된 규제 논의의 결과물이 내년에 구체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진단했다. 

우선 내년 초 발표 예정인 '증권형 토큰 가이드라인'으로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기준과 발행·유통체계에 대한 정책방향이 보다 명확해질 예정이다. 이 가운데 증권형 토큰으로 분류된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 비증권형 가상자산은 새로 제정될 '디지털자산기본법'의 규율을 받으며 교통정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봤다. 

현재 국회에 14개의 '디지털자산기본법' 법안이 계류중이며, 최근 발의된 백혜련 정무위원장과 윤창현 의원의 법안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빗썸경제연구소는 두 법안 중 어떤 법안이 통과돼도, 투자자 보호는 이전보다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 설명했다.

오유리 빗썸경제연구소 정책연구팀장은 "올해는 가상자산 업계 내 글로벌 기업들의 잇따른 파산으로 업계와 투자자 모두 규제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한 해였다"라며 "주요국 정부가 블록체인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 규제의 틀을 마련해 나간다면, 내년은 관련 업계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 성장의 초석을 다지는 원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