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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PF 부실 우려 확대'...증권사 신용등급 추락 비상

증권업 전망 '부정적'...수익성 저하 등 우려 케이프·SK증권, '안정적→부정적' 전망 하향 나신평, 다올·하이·BNK증권 모니터링 강화

2023-01-06     이기정 기자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이 줄하향 될 위기에 놓였다.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모니터링이 강화되는 가운데, 일부 증권사들의 등급전망이 이미 하락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증권업종의 전망이 '부정적'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지난해 평가사들이 중립~긍정적 평가를 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신용평가사들이 이같은 진단을 내린 이유는 올해 증시 위축에 따른 거래대금 감소와 IB(기업금융) 시장 둔화 등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실적 및 수익성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국내외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및 대체투자 부실에 대한 우려도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증권업 전망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며 우발채무 현실화 및 신용위험 확대로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이 가중됐다고 평가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국내 23개 증권사의 지난해 9월 기준 PF익스포저는 총 24조30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37% 수준을 나타냈다. 

한기평은 종합IB에 대해 PF 리스크는 비교적 낮으나, 기업대출 및 해외자산투자 등 위험인수 수준을 고려해 현 신용도에 부합하는 높은 위험관리능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일반 증권사에 대해서도 자기자본 대비 PF익스포저 비중, 미흡한 유동성 대응력과 자본완충력을 고려해 신용도 하방압력이 가중됐다고 평가했다.

정효섭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올해 증권사들의 중요 포인트는 업황 저하에 따른 실적 대응력 확인과 위험투자 리스크 관리다"라며 "금리 및 증시 변동성과 실적 저하 등이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중소형사는 등급전망이 이미 하락하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사업기반 및 시장지위 약화 △이익창출력 저하 △자본적정성 저하 등을 이유로 케이프투자증권의 등급전망을 안정적(A-)에서 부정적(A-)으로 변경했다.

이에 앞서 한신평은 SK증권에 대해서도 등급전망을 안정적(A-)에서 부정적(A-)로 내려잡았다. 한신평은 SK증권에 대해 △더딘 영업 성장 △수익성 저하 △재무안정성 부담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예일 한신평 연구원은 "케이프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기준 위험 익스포저 비중이 자기자본의 145.5% 수준으로 부담이 크다"며 "사업안정성, 수익성, 보유자산 손실가능성, 자본적정성 등에 대해 지속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SK증권은 채무보증의 자본 대비 양적 부담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대부분 중·후순위 부동산PF, 브릿지론 등으로 구성돼 채무보증의 질적 위험도가 높은 편이다"라며 "이는 자산건전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들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증권과 함께 하이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에 대해서도 올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나신평은 이들 증권사들이 부동산PF를 기반으로 최근 순이익이 크게 확대됐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PF의 사업성이 크게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이혁준 나신평 금융평가본부장은 "하이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은 은행금융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어 유동성 리스크는 크지 않지만, 현재와 같은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된다면 실적 저하가 불가피하다"며 "다올투자증권은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고 있지만, 고위험 부동산 PF 비중이 높아 당분간 실적 저하 압력이 지속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다수 사업장에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에 제동이 걸렸고 우발부채가 현실화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잠재부실의 현실화 규모, 재무안정성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유의미한 변화가 발견될 경우 신용등급에 반영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