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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배터리업계, '해외 합작투자' 숨고르기 시작되나

2023-01-26     김정우 기자
사진=얼티엄셀즈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활발한 합작 투자를 진행해 온 국내 배터리업계가 속도 조절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I)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네 번째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이 백지화됐다. 양사 경영진은 협상 끝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고 이에 따라 GM이 다른 합작 파트너 후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얼티엄셀즈 4공장 계획과 관련해 “논의 중이지만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GM 외에 스텔란티스, 혼다 등 여러 완성차업체와 합작 계획을 추진해온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추가 투자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GM과 얼티엄셀즈 1공장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3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스텔란티스와도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으며 올해는 혼다와 미국 합작법인 LH 배터리컴퍼니(가칭)를 공식 설립, 2025년 양산을 목표로 총 44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외 고객사로 현대자동차, 테슬라, 포드 등을 확보하고 있으며 도요타와의 계약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러 고객사에 대한 배터리 공급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설투자를 통해 생산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1개 공장 설립에 수조원의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만큼, 특정 기업과의 합작공장을 계속 늘리기보다 균형적인 투자와 생산능력 확충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SK온도 2021년 포드와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총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켄터키·테네시주 등에 연산 총 129GWh 규모 배터리 공장 3곳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첫 공장 기공식을 가졌으며 이밖에 현대자동차, 스텔란티스 등과의 합작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포드가 SK온과 튀르키예에 설립을 추진했던 합작공장 논의가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약 4조원 규모의 해당 계획 자체가 무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포드는 대안으로 LG에너지솔루션 등과의 파트너십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도 SK온이 자금 사정에 따라 투자 속도를 조절한 영향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합작사 간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는 만큼 공장 설립 계획 변경의 구체적인 이유를 특정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배터리 공장 설립을 두고 합작 파트너 간 투자 비율과 생산수율 확보 문제 등을 조율해야 하는 만큼 기업의 전체적인 투자 계획이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가장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합작 등 생산기치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통해 10조2000억원에 달하는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 상대적으로 투자에 여유로운 입장이다. SK온은 IPO 계획을 미뤄 외부자금 조달에 차질이 생겼고 지난해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2조원,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8000억원을 각각 수혈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