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3사와 ESS·UAM 배터리 사업 맞손
전기차 배터리도 완성차업계 합작 광폭 행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2공장. /사진=얼티엄셀즈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2공장. /사진=얼티엄셀즈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국내외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경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LG에너지솔루션은 한화그룹 3사(한화솔루션 큐셀부문, 한화 모멘텀 부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에너지저장장치(ESS)·배터리 관련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양측은 미국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를 통해 ESS 시장을 선점하고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사업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기로 뜻을 모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정책에 힘입어 급성장 중인 미국 ESS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ESS용 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위한 공동 투자를 추진하고 ESS에 포함되는 공조시스템, 전장부품 등 통합 시스템 솔루션 기술 개발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가장 큰 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요처를 추가 확보하며 중장기적 성장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 배터리, 소형 배터리부터 ESS 사업까지 이어지는 3각 사업 포트폴리오 구조를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전력망 ESS 시장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로 2021년 기준 연간 9GWh에서 2031년 95GWh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1년 미국 발전사 비스트라에 단일 전력망 사이트 기준 세계 최대인 1.2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했으며 지난해에는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신설해 ESS 시스템 통합 분야에 진출하는 등 관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 자동화 엔지니어링 솔루션 기업 한화 모멘텀과는 배터리 제조설비 관련 협력을 진행, 글로벌 생산능력 강화를 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2·3공장을 비롯해 스텔란티스, 혼다 등 완성차 기업들과 북미 지역에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오창, 미국 미시간, 폴란드 등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UAM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특수 목적용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는데 협력한다. 전기차·ESS부터 미래 신성장 사업으로 꼽히는 UAM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사업은 전기차용 배터리다.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라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를 잡기 위해 중국 CATL, 한국 SK온과 삼성SDI, 일본 파나소닉 등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이미 현대자동차, GM, 포드, 스텔란티스, 혼다, 테슬라 등 전기차 시장 주요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으며,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도요타와의 계약까지 체결되면 글로벌 10대 완성차 기업 중 9곳을 고객사로 두게 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격전지인 미국에서 지난해 GM과 얼티엄셀즈 1공장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2·3공장 건설 계획을 수립했고, 올해 혼다와 미국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가칭)를 설립. 2025년 양산을 목표로 44억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합작을 통한 완성차 업계와의 동맹 관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포드가 SK온과 튀르키예에 세우기로 했던 합작공장 논의를 LG에너지솔루션과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 같은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합작은 전기차 핵심 부품인 배터리 공급량을 확보해 시장 주도권을 잡으려는 완성차 기업과 공동 투자로 부담을 줄이면서 생산능력을 키우고 고객 수요를 확보하려는 배터리사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데 따라 추진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업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완성차 업계와 합작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비례하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업도 활발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호주 시라와 헌연흑연 공급 MOU를 체결했으며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로부터 황산코발트 7000t, 아발론과 스노우레이크로부터 수산화리튬 25만5000t 공급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 독일 리튬 생산업체 벌칸에너지로부터 수산화리튬 4만5000t을, 호주 라이온타운으로부터 리튬정광 70만t을 확보했으며, 미국 컴파스미네랄과는 2025년부터 6년간 탄산리툼 연간 생산량의 40%를 공급받고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까지 추진하는 MOU를 맺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 집계 기준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54.8GWh로 중국 CATL, BYD에 이어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중국 기업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밀려 2위 자리를 BYD에게 내줬지만 중국 시장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점유율 약 30%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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