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등 진입장벽에 중국 CATL 미국 진출 난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도 한국 기업에 우호적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전기차·배터리 산업 주도권을 두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의 시장 변화가 국내 배터리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CATL은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와 미국에 건설을 추진해온 배터리 합작공장 부지 선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버지니아주와 미시간주가 후보지로 검토됐는데 버지니아주가 공장 유치 거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미시간주도 CATL 공장 건립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북미 시장 진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자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부품에 대해서만 보조금을 제공하고 중국 등 우려 국가의 배터리 부품과 광물을 일정 수준 이하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과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CATL은 미국의 이 같은 규정을 우회하기 위해 포드가 합작법인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자사는 공장 운영만 전담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버지니아주의 거부에 부딪혔다. 지난해 8월에는 멕시코 공장 건설을 추진하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CATL은 투자 계획 발표를 연기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미·중 관계 악화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경쟁하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사들에게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가장 큰 경쟁자가 진입장벽에 막힌 가운데 북미 시장을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2021년 64GWh에서 2023년 143GWh, 2025년 453GWh 규모로 연평균 63%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지난해 1~11월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CATL, BYD에 이어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혼다 등 완성차 기업들과 합작법인을 통해 공장을 세우고 있으며 SK온은 포드와 블루오벌SK 합작공장을 운영 중이다. 삼성SDI도 지난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승인을 받았다.
미국과 중국의 상반된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른 영향도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1대당 7500달러까지 보조금을 지급하고 기존 업체별로 적용되던 보조금 상한제까지 폐지하는 등 공격적으로 지원책을 펴고 있다. 이에 미국 완성차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현지에 진출한 국내 배터리사들이 수혜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정부가 올해부터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대상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전기차·배터리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승용차협회는 지난해 100%가 넘었던 친환경차 판매량 증가율이 올해 약 30%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국 내수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성장해온 CATL, BYD 등 현지 기업에게 악재다.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CATL과 BYD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각각 점유율 37.1%, 13.6%로 1·2위를 차지했지만, 중국을 제외한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약 30%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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