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공판에 첫 출석해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몇 번 봤더라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는 공직선거법 위반(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은 오전 10시40분께 시작해 오후 5시34분께 끝났다. 오전 10시40분부터 낮 12시30분께까지 오전 재판을 진행하고, 오후 2시10분께 오후 재판을 속개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핵심 공약인 대장동 개발 사업, 위례 개발 사업을 담당한 핵심 인물인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 수차례 대면 업무보고를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 등과 함께 호주·뉴질랜드 해외출장을 갔고 출장 당시 따로 골프도 쳤다는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손을 잡고 있는 사진, 김 전 처장이 생전 가족에게 보냈던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본 것과 사적인 자리에서 단독으로 대면해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데, 김 전 처장을 사적으로 접촉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 측은 검찰이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이 대표의 발언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무리하게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방송 인터뷰에서 “김씨를 성남 시장 재직 때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선거법을 어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 대표는 백현동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교통부 요청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이날 공판에서 이 대표 측이 "김 전 처장을 몇 번 봤더라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단군 이래 최대의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표 측이 법정에서 궤변을 늘어놓는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기까지 하다”며 “공당의 대표에 대해 뻔뻔하고 가증스럽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표와 고 김 전 처장은 함께 해외 출장을 가서 같은 조에서 같이 카트를 타고 4시간 가량 골프를 치며 웃고 즐긴 사이인데다, 보고나 기자회견 배석 등으로 10여 차례나 함께 만난 사실까지도 밝혀졌다”며 “이 대표가 고 김 전 처장을 모른다고 우기는 모습에 국민과 함께 공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날 이른바 ‘50억 클럽 특검법’을 발의하며 대정부 공세를 이어갔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50억 클럽 뇌물 수사를 하려면 결국 이 대표와 공범 관계에 있는 김만배 일당을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와 관련해 “대한민국 대통령 입으로 우리의 건국 이념과 헌법 정신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자녀의 학교폭력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태에 대해서도 “인사 참사”라며 윤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속개된 공판에 출석하면서는 기자들에게 “검찰은 김만배를 몰랐다는 윤석열 (당시) 후보의 말에 대해선 조사도 없이 각하했고,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이재명의 말에 대해서는 압수수색을 했다”며 검찰 수사의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