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 캄캄한 휴마시스①] 코로나 약발 끝나자 주력매출 사실상 전무
코로나19 진단키트 외 실적 견인할 생산제품 부족
3분기부터 2개 분기 연속 적자…올해도 지속 우려
팬데믹 시기 인력충원·기계증설도 부메랑 가능성
셀트리온과의 법적공방까지 겹쳐 정상화에 걸림돌
2024-03-14 김병탁 기자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국내 대표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기업인 휴마시스가 팬데믹 기간 동안 급성장을 이뤘으나, 최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악화됐다. 더욱이 코로나 시기에 인력을 충원하고 기계를 증설하는 등 몸집을 키웠던 만큼, 부메랑으로 돌아올 우려가 크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휴마시스의 영업이익은 –492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91억원)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8억원으로, 1년 전(1739억원)과 비교하면 96.6% 줄었다.
다행히 지난해 연간 실적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며 선전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713억원과 214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6.4%와 10.9% 성장했다.
문제는 올해부터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코로나에 대한 방역 완화 조치로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분기 3264억원이던 휴마시스의 매출액이 2분기에는 1148억원으로 약 3분의 1토막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57억8000만원까지 줄었다.
또한 올해부터 대중교통 마스크 의무화도 해제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서 휴마시스의 주력 매출이었던 코로나 진단키트 판매가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매출원가율도 크게 늘어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연결 기준 지난 2020년까지 매출원가율은 32.5%였으나 2022년 45.7%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기준으로 본다면, 매출액은 각각 243억원과 58억원이었으나 매출원가는 245억원과 3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채권에 대한 손실충당금도 지난해 18억원으로 전년(5억원)과 비교해 13억원 늘었다.
현재 코로나 진단키트 외에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휴마시스는 진단키트 생산 전인 지난 2019년까지 매출액은 92억원, 영업손실은 9억원인 한계기업이었다. 지난 2020년 초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급성장했으며, 현재도 코로나 진단키트 외 향후 매출을 견인할 만한 주력 매출이 부재하다.
설상가상으로 코로나 기간 진단키트 생산을 위해 늘린 인력과 기반 시설이 올해부터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2020년까지 평균근무인원 수는 30명이었으나 2022년 149명으로 늘었다.
이 밖에도 셀트리온과의 분쟁도 향후 회사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휴마시스는 지난 1월 셀트리온이 공급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는 이유로 1206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다. 셀트리온도 휴마시스의 공급차질로 빚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602억원의 손해배상청구와 400억원의 소유권이전 등기청구권 가압류 신청을 한 상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휴마시스는 경영정상화 목적으로 최대주주가 바뀌고 사내이사가 변경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대체할 만한 주력사업이 없는 한 당분간 실적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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