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들였던 2차전지 장비업체 이큐셀 인수 결국 불발
진단키트 판매 저조로 3분기 누적손실 259억원 기록
주사업 부진으로 당좌자산 3303억→2505억으로 ‘뚝’

사진=휴마시스
사진=휴마시스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휴마시스가 최근 2차전지 장비업체 이큐셀  인수 불발로 신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휴마시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판매 부진으로 심각한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를 타개할 새로운 사업이 시급히 필요한 시점이다.

◇ 이큐셀 인수 실패로 소액주주 불만 커져

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오랜 기간 추진해오던 이큐셀 인수에 실패했다. 이큐셀은 지난달 15일 웅진그룹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웅진그룹은 재무적투자자(FI)와 손잡고 이큐셀 지분 86.65%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로 인해 휴마시스의 신사업에 큰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휴마시스는 현 대주주인 미래아인앤지그룹에 대한 소액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2차전지를 포함한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마시스는 지난 7월부터 이큐셀 인수 의사를 밝혀왔으며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이후 8월초 이큐셀 인수의 적격입찰자 중 한 곳으로 선정돼 시장의 기대를 모았다. 휴마시스의 주가는 이큐셀 인수 기대감에 일시적으로 소폭 반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큐셀 인수 차질로 인해 2차전지 사업 진출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주주들의 불만도 커진 상황이다.

소액주주들을 그동안 휴마시스 전 대주주와 갈등을 빚어왔다. 주주환원에 미흡했다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다 지난 2월 미래아이앤지그룹이 휴마시스 경영권(650억원)을 인수하자, 새로운 대주주도 휴마시스에 쌓인 유보금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미래아이앤지그룹 남궁견 회장은 남산물산-미래아이앤지-아티스트코스메틱-판타지오-온누리프로덕션-엑스-미래아이앤지 등 순환출자 고리를 통해 여러 기업을 소유하고 있다. 최근 휴마시스 인수로 미래아이앤지-아티스트코스메틱-휴마시스로 이어지는 새로운 지배구조를 가지게 됐다.

이를 통해 남궁 회장은 부를 축적한 반면, 인수한 일부 회사들은 상장폐지되거나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대표적으로 남궁 회장이 초기 인수한 세종로봇의 경우 신주인수권부사채(BW) 워런트와 재매각을 통해 큰 투자수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달리 세종로봇은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최종 상장폐지 됐다.

소액주주들 역시 이를 우려해 인수를 격렬히 반대해왔다. 하지만 지난 3월 1주당 3주에 달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등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섰다. 2차전지 관련 신사업 추진 역시 그 일환이다.

공들였던 신사업 추진이 물거품이 되자 소액주주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 소액주주의 경우 “휴마 경영진은 뭐했나, 지금까지”라는 글을 주식커뮤니티에 남기기도 했다.

◇ 3분기 누적 손실 259억원…9개월 새 당좌자산 798억원 증발

현재 휴마시스의 경우 주사업에서도 큰 손실을 겪고 있다. 이는 지난해까지 수익을 견인해오던 코로나19 진단키트의 판매 저조와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해서다.

공개된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휴마시스의 누적 영업손실은 259억원으로, 전년 동기 2639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4655억원에서 108억원으로 97.7% 감소했다.

이 기간 코로나19 진단키트 물량 납품을 위해 근무인력을 무리하게 늘린 점도 최근 실적을 악화시키는 데 한몫 했다. 2020년 휴미시스의 직원 수는 96명이었으나 2021명 182명, 2022년 255명으로 3년새 2배 이상 늘어났다. 평균급여 역시 2020년 3400만원에서 2021년 3900만원으로 늘었으며, 2022년에는 성과급을 포함해 7200만원까지 증가했다. 연간 직원 급여로 지출된 비용은 2020년 33억원에서 2022년 183억원까지 늘어났다.

올해 3분기 기준 직원수는 151명으로 전년 대비 104명 줄었으나, 올해 3분기까지 지출된 급여는 49억원으로 3년 전(33억원)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그간 쌓아둔 유보금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현금, 예금, 기타유동성자산 등을 포함한 당좌자산은 2505억원으로, 지난해말(3303억원)과 비교해 798억원이 증발했다.

따라서 휴마시스의 경우 코로나19 진단키트 외 신성장동력 없이는 당분간 실적은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보금이 바닥나기 전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에 대해 휴마시스 관계자는 “회사에서도 강구하고 있으며 현재는 아직 구체적으로 드릴 수 있는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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