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 보유현금 3100억 활용 노리고 베팅 의혹
바이오기업 경영 경험 없어 시너지 효과도 미지수

미래아이앤지 남궁견 회장
미래아이앤지 남궁견 회장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아티스트코스메틱이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던 코스닥 상장사 휴마시스의 새 주인이 됐다. 하지만 아티스트코스메틱의 경우 바이오사업과 연관 없는 화장품 유통회사로 현재까지 뚜렷한 실적이 없다. 이로 인해 회사의 경영 참여가 아닌 수천억원에 달하는 휴마시스의 보유현금을 노린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지난달 차정학 대표 외 3인에게 휴마시스 지분 7.65%(259만3814주)를 650억원에 매입했다. 또한 아티스트코스메틱의 관계사인 인스코, 인콘, 남산물산 등이 지분을 추가 매입해 5.11%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하지만 아티스트코스메틱의 경우 2016년 설립된 화장품 제조 및 유통회사로, 바이오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회사다. 휴마시스의 경우 코로나19 진단키트틀 생산하는 기업으로 바이오 전문기업이다. 따라서 바이오 분야 경영이 전무한 아티스트코스메틱이 인수하더라도 전문 경영을 기대하기 힘들다.

현재 휴마시스는 리오프닝으로 인해 주력 제품인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이 저조한 상태다. 지난해 1분기 3264억원이던 휴마시스의 매출액은 2분기에 1148억원으로 줄었다. 3분기와 4분기의 경우 243억원과 58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도 3분기에 적자로 전환했다. 3분기와 4분기의 영업손실은 91억원과 492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0일부터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의무 착용이 해제된 만큼, 올해 더 큰 실적 고비가 예상된다. 현재 이 난간을 헤쳐 나갈 경영진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티스트코스메틱의 경우 화장품 제조사로 모회사와 자회사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영능력에도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더욱이 아티스트코스메틱의 경우 설립 이후 실적이 거의 전무한 상태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지난 2016년 미래아이앤지가 지분율 90%(자본금 10억원)를 투자해 설립된 회사다. 이후 계열사를 통해 여러 차례 지분을 투자받았지만, 2017년 2억7000만원의 매출액이 발생한 이후 현재까지 내세울만한 실적이 없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에 가까운 회사다. 이번 인수자금 역시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계열사로부터 투자금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미래아이앤지(120억원), 인콘(300억원), 골드퍼시픽(230억원) 등이 참여했다. CB는 주식으로 전환됐다.

이처럼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아티스트코스메틱이 휴마시스의 경영권을 인수한 이유는 휴마시스가 보유한 막대한 현금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2022년말 연결 기준 휴마시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96억원이며, 기타유동금융자산은 2936억원이다. 기타유동금융자산 역시 모두 단기금융상품에 가입돼 있어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다. 이 두 계정에 쌓인 자산을 합치면 3132억원이다.

아티스트코스메틱은 휴마시스의 막대한 보유현금을 이용해 기업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도 △헬스케어 제품 개발·제조와 판매 유통업 △연구개발을 위한 지적재산권 도입과 투자사업 등 사업목적을 추가하려고 했으나, 소액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아티스트코스메틱의 정점에는 미래아이앤지의 남궁견 회장이 있다. 남궁견 회장은 2007년 세종로봇 인수·매각을 시작으로 수많은 기업들을 인수·매각한 기업사냥꾼이다.  세종로봇, 삼협글로벌, 고려포리머, 유한NHS 등 그의 손을 거친 수많은 기업들이 상장폐지되거나 거래정지됐다.

이 때문에 소액주주들이 새로운 사업목적 추가에 반대에 나섰다. 17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새로운 임원진 선임 외 임시주총에서 마무리 짓지 못한 사업목적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10일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는 등 ‘소액주주 달래기’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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