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들 80% 보유..."중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요인 더 커"
현금 대부분도 단기금융상품으로 굴려 연구개발비는 찔끔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로나 진단키트 제조업체인 휴마시스가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무상증자의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부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이로 인해 늘어나는 유통량은 향후 주가 상승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휴마시스는 지난 10일 보통주 1주당 신주 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신규 발행 주식수는 총 9546만4674주고,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27일이다.
무증은 기존 주주에게 무상으로 신주를 배정해 주는 것을 말한다. 자본잉여금이 자본금으로 이전하는 만큼 시가총액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유통주식수가 늘어나고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착시현상 때문에 무증 이후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휴마시스의 주가도 무상증자 발표일인 지난 10일 1만7330원에서 다음거래일 종가 기준 1만935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1만5000원대로 조정받은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유통주식 수가 크게 증가한 것은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부정적이다. 휴마시스의 경우 현재 발행된 상장주식수는 3391만335주다. 이중 최대주주인 아티스트코스메틱 등 특수관계인이 432만7414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증권금융(169만8788주)과 자사주(218만408주) 물량을 더해도 비중은 24.2%에 지나지 않는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물량은 3172만9927주(75.8%)며, 유통물량의 대부분을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이번 무증으로 총발행주식수는 1억2728만6232주가 된다. 이중 최대주주, 한국증권금융, 자사주 등의 물량을 제외하면 시중 유통물량은 1억주(79.3%)가 넘는다. 이 또한 대부분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주가 상승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증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주가가 저렴해지는 현상 때문에 단기간 내 주가가 급등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늘어난 유통주식 물량으로 중장기적으로 주가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휴마시스의 경우 리오프닝으로 인해 주력 상품이던 코로나 진단키트 판매가 크게 위축된 상태다. 이를 견인할 만한 신약 개발과 신사업 투자도 제때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특수로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역시 향후 기업 발전 재원으로 사용되지 않은 점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휴마시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766억원이다. 하지만 지난해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96억원으로 줄었다.
대신 기타유동금융자산이 107억원에서 2936억원으로 늘었다. 현재 휴미시스의 기타유동금융자산 대부분은 단기금융상품에 가입돼 있다.
반면 미래기술에 필요한 연구개발비용은 2022년 기준 51억원으로 전년(33억원) 대비 54.5% 늘었으나 매출액 대비 1%에 지나지 않는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업종의 경우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늘어나는 실적만큼 연구 개발 투자비용도 계속 늘려나가야 한다”며 “이러한 선순환적인 재투자 및 영업전략이 있어야만 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금 보유량은 많고 기업의 재투자가 점진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경우, 중장기적으로 기업이 쇠퇴하거나 기업사냥꾼의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