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삼중고 건설업계 ‘기회의 땅’ 될까
정부, 우크라 정부와 건설‧에너지분야 등 재건사업 참여 논의 ‘활발’ 건설업계, 대형사 필두로 공항 건설‧스마트시티 등 시장 선점 움직임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하수 기자] 부동산시장 침체와 자금경색, 원자재값 상승 등 삼중고를 겪고 있는 건설업계가 우크라이나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 주택 시장의 침체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해외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최대 520억 달러(약 66조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수주를 위한 양국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5일 우크라이나를 직접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도 재건 사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이 건설·에너지·수자원·IT·철도차량·건설기계 등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단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1년 6개월여간 지속되면서 우크라이나는 현재 수십만채의 주택과 학교, 병원, 공장, 핵심 인프라가 모두 파괴된 상황이다. 전쟁이 종료되면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우크라 재건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는 향후 10년간 약 531조8000억원(4110억 달러) 규모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부와 함께 국내 건설업계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참여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14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마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우크라이나 키이우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확장공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도심에서 남동쪽으로 약 29㎞ 위치한 보리스필 국제공항은 전국 여객 수송량의 62%와 화물 수송량의 85%가 집중된 우크라이나 최대 공항이다.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는 종전 후 활주로를 현대화하고, 신규 화물 터미널 등을 건설하기 위해 현재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향후 고속철도 및 국가 기반 시설로 협력 범위를 넓히고 에너지 인프라 사업 추진 기반 또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페루 친체로공항 등 다수의 국내외 공항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축적한 기술역량과 전후(戰後) 국가 재건사업을 주도해 온 저력을 토대로 공항 확장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라며,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 재건을 위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튀르키예 건설기업 오누르, 우크라이나 리비우시와 협력해 스마트시티 등 현지 진출을 모색 중이다. 오누르는 우크라이나 내 시공 규모 1위 건설사로, 우크라이나와 20년간 협력 관계를 유지 중이다.
삼성물산은 도시 기반 시설과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해 우크라이나 리비우시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높이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크라이나 지원 국가 선봉에 선 폴란드를 통해 재건사업에 진출한다. 지난 14일 폴란드 국방부 산하 국영방산그룹인 PGZ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모듈러 작전 기지, 캠프 공급과 관련된 사업을 발굴하고 향후 모듈러 주택까지 사업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도 민간 주도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공공기관·기업이 참여하는 '원팀 코리아'를 통해 교통 인프라, 원전, 에너지, 스마트시티, 산업단지 등 다양한 분야의 재건사업 참여를 타진하고 폴란드·터키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