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내 첫 'CCS기지' 건설하는 한국석유공사 허세광·김종수 차장
허세광 “4년간 2주마다 머물렀던 해상플랫폼…CCS 새 임무 부여받기를” 김종수 “석유공사 CCS 사업화 모색 단계부터 참여…CO2 첫 주입 보고파”
[울산 동해가스전=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희민 기자] 한국에 ‘산유국’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해준 동해가스전이 국내 첫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기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사업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핵심 실무자인 한국석유공사의 허세광 차장과 김종수 차장을 동해가스전 해상플랫폼에서 만났다.
허 차장은 “하루빨리 CCS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라 직원들이 단순 관리업무를 수행하기보다 CCS 기지 건설을 위한 유지보수(O&M)에 착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가스전운영사무소 생산운영팀에 근무하는 허 차장은 직전 근무부서인 건설사업부 전에 동해가스전 업무를 7년간 수행한 경험이 있다. 당시 4년동안은 한 달의 절반을 해상플랫폼에서 생활해 플랫폼 구석구석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는 “동해가스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가스와 콘덴세이트를 생산하는 첫 석유생산기지로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동해가스전 근무가 보람차기도 했지만 좀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해가스전이 보다 크게 지어져 설비를 여유롭게 운영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허 차장은 “동해가스전에서 20년을 근무한 직원에 비하면 내가 여기서 지낸 7년이 짧지만 운영 최적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간이었고 그만큼 수익을 창출했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동해가스전의 CCS로의 전환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희망'이란 게 그의 생각이다.
허 차장은 “동해가스전을 CCS 기지로 새로 꾸미는 상상을 종종한다”며 “건설자 입장에서 계단을 추가로 설치하고 톱사이드를 멋지게 새로 짓는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해가스전의 CCS 기지화 사업은 석유공사에게 새로운 활로가 된다”며 “CCS사업이 구체화돼 기계·토목·안전 담당자들이 현재 설비의 유지관리뿐만 아니라 CCS 사업을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 동참할 수 있기를 바라며 그 시기가 빨라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SG추진실 CCS 사업팀 김종수 차장은 석유공사가 CCS사업을 처음 구상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사업에 관여했다. 저류공학을 전공한 그는 그때부터 국내 이산화탄소 저장소를 탐사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김 차장은 “2010년부터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는 지층구조들을 찾아 나섰는데, 동해가스전이 처음부터 CCS 사업지로 선택된 건 아니었다”며 “2020년 경 CCS기지가 탄소중립과 에너지전환에 필수 설비라는 산업부의 정책적인 판단이 내려졌고 석유공사에 실무가 맡겨져 마침 가스생산이 줄어든 동해가스전이 CCS 사업지로 떠올랐다”고 과정을 회고했다. 그는 “동해가스전이 한국에서 CCS를 가장 빨리 적용할 수 있는 저장소”라고 힘줘 말했다.
김 차장에 따르면 이후 석유공사의 CCS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2021년부터 국가과제인 다부처 CCS 과제에 참여하며 이산화탄소 저장을 담당했고, 포집을 담당하는 SK에너지와 한 팀을 이뤘다. SK이노베이션의 석유화학시설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SK에너지에서 포집해 울산터미널로 이송해 60km의 해저파이프를 통해 동해가스전으로 송부하는 역할을 한다. 김 차장은 이러한 개념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그는 “정부는 동해가스전에 연간 12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30년간 저장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며 “이산화탄소 주입량은 기술력이기보다 저장소의 능력이기 때문에 더 늘릴 수 있는지 여부를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CCS에 넣을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저장 대상 지층이 견딜 수 있는 압력에 따라 다르다”며 “저장소가 이산화탄소의 압력을 얼마까지 견딜 수 있는지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전산 시뮬레이션 작업과 실험 등을 통해 도출하고 이를 실증사업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으로 감축해야 할 이산화탄소 양이 1120만톤으로, 이 가운데 480만톤을 CCS로 처리하기 때문에 동해가스전의 CCS 기지화가 필요해 보인다.
김 차장은 “석유공사의 CCS사업에 처음부터 참여한 만큼 애정이 있다고 자신한다”며 “동해가스전의 CCS 사업화가 하루 빨리 이뤄져 이산화탄소가 CCS 기지로 꾸며진 동해가스전에 주입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