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실종 IPO 시장 '중소형주 전성시대' 지속...희비는 엇갈려
5월 상장기업 5곳...기가비스 웃고, 에스바이오메딕스 울었다 상장 앞둔 기업들도 공모 성적 양극화...마녀공장 기대감↑ "외부 변수 영향 커...대어급 등장까지 시장 예측 어렵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기정 기자] 대어급 기업들이 사라진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중소형 상장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스팩, 재상장 제외)한 기업은 에스바이오메딕스(상장일 5월 4일), 트루엔(17일), 씨유박스(19일), 모니터랩(19일), 기가비스(24일) 등 5곳이다.
상장 후 지난달까지 이들 기업의 공모가 대비 등락률 평균은 25.81%로 집계됐다. 기가비스가 공모가 대비 약 80% 급증했고, 모니터랩과 트루엔도 각각 37%, 36%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에스바이오메딕스(-23%)와 씨유박스(-1%)는 부진했다.
5월 상장 기업들은 대부분 공모 단계서 흥행에 성공했다. 먼저 기가비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67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상단을 초과한 가격으로 결정했다. 이어진 일반 청약에서도 기가비스는 8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니터랩과 트루엔 역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각각 1715대 1, 1689대 1의 경쟁률을 달성하며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으로 결정했다. 모니터랩과 트루엔은 일반 청약에서도 각각 1785대 1, 1482대 1의 경쟁률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에스바이오메딕스의 경우 앞선 기업들에는 못 미치지만, 흥행에는 성공했다. 에스바이오메딕스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854대 1의 경쟁률로 공모가를 최상단으로 결정했고, 일반 청약에서 9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씨유박스는 5월 상장 기업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공모 단계서부터 부진했다. 기관 수요예측에서 86대 1의 경쟁률에 그치며 공모가를 하단 미만으로 결정했고, 일반 청약에서도 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연초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던 코스닥 지수가 주춤하면서 상장 기업들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왔다. 시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들간에도 옥석가리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업계에서는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갖췄거나, 현재 시장의 관심을 크게 받는 업종의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지난달에 이어 이달 상장이 예정된 기업들에게도 이같은 흐름이 포착된다.
대표적으로 이날 상장한 진영과, 이달 2일과 7일 각각 상장 예정인 나라셀라, 마녀공장의 성적이 엇갈렸다.
진영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15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공모가를 희망 밴드를 초과해 확정했고, 일반청약에서도 14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날 시초가는 공모가 5000원 대비 2배 오른 1만원에 형성됐지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며 10% 이상 주가가 빠졌다.
마녀공장도 시장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마녀공장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올해 최고 기록인 18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일반청약에서도 1265대 1의 경쟁률로 흥행했다.
반면, 나라셀라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178대 1의 경쟁률로 희망밴드 최하단에 공모가를 결정했고, 일반청약 경쟁률도 4.8대 1에 그쳤다.
진영은 공모가를 상장 예비심사 당시보다 30% 이상 낮췄고, 마녀공장은 상장 후 유통 물량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강점이 있다. 다만 나라셀라는 공모 단계서부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위축됐던 시장이 어느정도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 한파를 확실하게 풀어줄 수 있는 대어급 기업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연내 상장이 예상되는 대어급 기업은 SGI서울보증, 두산로보틱스 등이다.
증권사 한 IPO 부서 관계자는 "시장에서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흥행에 펀더멘탈이 아닌 외적인 변수가 더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 결과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시장 흐름을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가비스의 흥행이 시장 회복의 징조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최근 관심이 커진 반도체 섹터 영향을 받았기에 장담할 수는 없다"며 "IPO 시장에서는 기가비스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반도체, AI(인공지능) 등 주목받는 업종의 기업들이 좋은 결과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