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필·베를린필 수석들로 구성한 어벤저스 앙상블
​​​​​​​내년 2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 등 한국투어 진행

하이든 교향곡 59번 ‘불’ 등 숨은 명곡들 연주
호넥은 ‘모차르트 바이올린협주곡 4번’ 협연도

예술감독 라이너 호넥이 이끌고 있는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내년 2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에스비유 제공
예술감독 라이너 호넥이 이끌고 있는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내년 2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에스비유 제공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Kammerorchester Wien-Berlin)는 2008년 창단 이래 클래식 음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앙상블이다. 빈 필하모닉과 베를린 필하모닉이라는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수석 단원들이 주요 멤버다.

사실 이 단체는 지휘자 사이먼 래틀의 5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2005년 빈 콘체르트하우스에서 빈 필과 베를린 필의 합동공연이 그 계기가 됐다. 첫 만남에서부터 두 오케스트라 단원들 간의 강렬한 음악적 교감이 이루어졌고, 이후 지속적인 협업으로 이어지며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라는 형태로 발전하게 됐다.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특징은 이 오케스트라가 가진 사운드다. 두 오케스트라가 가진 공통적인 특징을 극대화시키고, 동시에 빈 필하모닉 특유의 전통적인 소리와 베를린 필하모닉의 모던한 소리를 조화롭게 융합시켰다.

이를 통해 또 다른 소리로 나아가는데, 이게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다. 두 오케스트라의 음악적 전통과 강점을 결합해 최고의 앙상블을 만들어냈으며, 단순한 오케스트라 간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최상의 음악적 잠재력을 실현하며 화학적 결합을 이뤄냈다.

예술감독 라이너 호넥이 이끌고 있는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내년 2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에스비유 제공
예술감독 라이너 호넥이 이끌고 있는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내년 2월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에스비유 제공

이 중심에 있는 예술가가 라이너 호넥이다. 빈 필하모닉의 악장이자, 30년 이상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어온 라이너 호넥이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을 맡아 음악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라이너 호넥이 가장 애정하고 공들이는 단체도 바로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다. 이처럼 라이너 호넥은 빈 필하모닉의 악장뿐만 아니라 실내악, 독주 등 다양한 활동들을 이어가고 있다.

라이너 호넥이 이끌고 있는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오는 2월 4일(화) 오후 7시 30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내한공연을 연다. 2023년 이후 두 번째 방문이다.

예술감독 호넥은 이번 공연에서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을 직접 협연한다. 오랫동안 이어져 온 특유의 독보적인 빈 사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호넥은 최근엔 지휘 활동도 더욱 넓혀가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기오이 홀 체임버 오케스트라(전 기오이 신포니에타)의 수석 지휘자를 지냈고, 지금도 명예 지휘자로 계속해서 교류하고 있다.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 레퍼토리는 특별하다. 이 오케스트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대규모 오케스트라가 할 수 없는 것들을 해낸다는 것이다. 특히 빈 고전주의 시대 음악에 집중하고 있는데, 완벽한 균형을 지키면서도 군더더기 없는 소리를 내며 빈 고전주의 시대 작품들의 매력을 전한다. 오랜 시간이 지난 음악이지만, 마치 눈앞에서 생생하게 ‘살아있는 연주’로 들리게 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준비한 멘델스존 ‘현악 교향곡 10번’, 하이든 ‘교향곡 59번’, 그리고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4번’과 ‘교향곡 29번’이 딱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레퍼토리다. 오케스트라 곡을 실내악 스타일로 연주하려면 단원 개개인이 상당한 집중력과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 앙상블의 멤버들은 최고 수준의 기량을 발휘해 음악을 완성한다.

또 이 앙상블은 잘 연주되지 않은 숨겨진 명작들을 발굴하는데 주력한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연주하는 멘델스존의 현악 교향곡 10번, 하이든 교향곡 59번 ‘불(화재)’이 대표적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내한공연 당시 하이든 교향곡 49번 ‘수난’을 연주했다. 뛰어난 기량과 완벽한 해석으로 이 작품이 가진 매력을 보여주었고, 빈-베를린 체임버 오케스트라야말로 하이든 초기 교향곡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최적의 앙상블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이들이 이번 공연에서도 여전히 빈 고전주의 레퍼토리들을 고수하는 이유기도 하다.

이번 한국 투어는 2월 3일 제주문예회관을 시작으로 서울 예술의전당(4일), 울산현대예술관(5일), 대구콘서트하우스(6일), 구미문화예술회관(7일), 전주한국소리문화의전당(8일), 경주예술의전당(9일)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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