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변화 이끌며 경영 능력 입증
시니어헬스케어 전략 통해 향후 성장 노려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올 연말 삼성생명을 이끄는 홍원학 대표는 보험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2조를 돌파하며 연임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내 순익 기여도 역시 확대되면서 효자 역할도 충실히 이행 중인 홍 대표는 오랜 기간 생명보험사 실적 1위를 지켜왔고 이러한 성과엔 홍 대표의 '비즈니스 익스펜션(BE)' 전략이 주효했다.
특히 홍 대표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고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상품 포트폴리오를 고령층에 특화된 건강보험 중심으로 바꾸면서 요양 시장 공략에도 본격적으로 나섰다. 신년사 당시 목표로 세운 사업 영역 확장에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어려운 업황에도 차세대 성장 먹거리로 요양 서비스 사업을 점찍고 이를 키우기 위해 관련 TF팀을 출범시키는 등 미래 경쟁력 확보를 충실히 달성해 가고 있는 홍 대표는 2025년에도 상생 경영과 더불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내 대표적인 보험 전문가로 평가받는 홍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니어 △헬스케어 3대 신사업 분야를 제시하고 사업 확장 전략을 통해 업계 선두를 지키겠다는 각오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홍 대표가 이끄는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67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0.8% 증가한 2조421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2조 클럽에 들어갔다.
다른 '빅3' 생보사의 경우 실적 방어에 성공했지만 삼성생명보다는 아쉬운 성과를 달성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은 3분기 누적 기준 17.8% 증가한 8760억원의 순이익을 시현했됐다.
이러한 실적 개선에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맞춰 고수익성 상품인 제3보험(질병·상해·간병) 중심의 건강보험 확대를 준비한 홍 대표의 혜안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또 홍 대표의 경영 전략에 맞춰 삼성생명은 기존 건강보험 상품 판매를 넘어서 고객 요구에 맞춰 환급 기능을 강화한 하이브리드형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와 더불어 보장성 상품 판매와 가치 중심의 경영이 강조될 현 상황을 예측하고 체질 변화를 추진했던 홍 대표는 독창성을 갖춘 신상품 개발에도 집중해 5월부터 현재까지 6개의 배타적 사용권(단독 사용권)을 획득하며 상품 혁신에도 앞장섰다.
올 초 취임 당시 업계 선두 굳히기를 목표로 제시했던 홍 대표는 신년사에서 "변화에 적응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선도하고 더욱 속도를 높여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업계에서도 이러한 홍 대표의 다짐과 포부가 실현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 삼성그룹 금융 부분 대표적 보험 전문가
1964년 7월생인 홍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용산공업고와 고려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사해 2010년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를 지냈다. 이후 삼성생명으로 돌아와 인사팀장 전무, 특화영업본부장 전무를 거쳐 삼성생명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20년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긴 뒤 2021년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대표이사로서 삼성화재의 실적 개선을 이끈 홍 대표는 그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3월부터 삼성생명 수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 내 대표적 보험 전문가로 알려진 홍 대표는 보험사 요직을 두루 거치며 리더십과 전문성이 검증된 인물로 알려졌다. 인자하고 차분한 성격을 지녔다고 알려진 홍 대표는 후배들의 신망도 두터우며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신중하고 무게감 있는 업무 처리가 강점인 리더로 평가받는다.
전영묵 전 대표에 이어 삼성생명을 이끌게 된 홍 대표는 지난 1월 열린 취임식에서 "보험과 연결되는 모든 영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의 미래를 이끌 수 있는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당시 홍 대표는 △글로벌 종합자산운용체계의 완성 △디지털 신기술을 통한 업무 혁신 △글로벌 운용사 지분 투자의 양과 질 개선 △금융 관계사와 협력 관계 강화 등을 핵심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생명은 업계 2, 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을 추격을 따돌리며 격차를 벌이고 있다. 올 3분기 한화생명과의 순이익 차이는 6000억원대, 교보생명과의 3분기 순이익 격차는 4000억원대로 벌어졌다.
◇ 시니어 헬스케어 전략 통해 삼성생명 경쟁력 확대
실적 방어에 성공한 홍 대표의 차후 목표는 고령층을 대상으로 요양 보장을 강화한 보험상품을 통해 요양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저출산·고령화로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들어서면서 늘어나는 고령 인구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이를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헬스케어 분야를 핵심 신사업으로 삼은 삼성생명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서비스와 건강보험 상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삼성생명은 수익성 높은 건강보험 상품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고객군별 맞춤형 상품을 차례로 내놓으며 상품군을 강화해 왔다.
또 삼성생명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 추세에 맞춰 올해 초부터 '시니어리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요양 사업 진출 방안을 검토해 왔으며 시니어 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2024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인구 고령화에 대응해 시니어리빙 등 시니어케어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라며 "다양한 공익적 영역에서 신사업을 발굴해 고객의 미래를 보장하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삼성생명은 가장 중요한 과제였던 수익률 개선에 성공했다. 홍 대표 역시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내년에도 삼성생명을 이끌게 됐다. 핵심 전략과 장기적인 비전을 통해 업계 1위 생보사로 지키겠다는 각오를 다진 홍 대표의 2025년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